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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부(副)단체장 - 백성일

원래 부(副)자는 힘이 없다. 정(正)을 보좌하고 없을 때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요즘 관가가 인사로 술렁인다. 예전에는 고시 합격하면 시장 군수하려고 내무부(현 행정안전부)를 선호했다. 요즘과는 상황이 달랐다. 젊은 나이에 시장 군수하는 것이 출세의 상징이요 선망이었다. 고시 패스 한 고건 전 총리가 37살 때 전남지사로 발탁된 것은 지금까지도 인구에 널리 회자된다.

 

행시 합격해서 행정안전부로 떨어지면 본부와 시·도를 오가면서 공직생활을 한다. 본부와 광역자치단체를 왔다갔다 하면서 승진하거나 퇴직해 나간다. 관리관인 행정부지사까지 한 사람은 공직자로 성공한 사람이다. 예전과 달라 행정부지사로 발탁되기가 힘들다. 선거직인 지사가 요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행정부지사를 발령내지만 실제로는 지사의 요청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지사의 명을 받들 수밖에 없다.

 

광역이나 기초단체장은 가히 소통령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무소불위의 힘을 갖는다. 정무부지사도 자기 사람으로 임기중에 얼마든지 바꿔가며 쓸 수 있다. 정치하기 위해 정무부지사 하려고 줄 선 사람이 그래서 많다. 기초단체장도 부단체장 임명권을 쥐고 있다. 말로는 부단체장을 실력 있는 사람으로 쓴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충성심부터 따진다. 얼마나 자기한테 업무를 잘 챙겨주고 헌신할 사람인가부터 살핀다.

 

부시장이나 부군수는 선호하는 자리다. 도에서 실국장하는 것보다 3시 부시장 가는 것을 더 선호한다. 또한 도 과장자리 지키는 것보다 부군수 나가기를 더 원한다. 부단체장한테는 비서 딸린 차량과 함께 상당한 권한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부단체장으로 공직을 마감하려는 사람이 많다. 명예와 권한이 한꺼번에 주어지는 자리라서 그렇다. 시쳇말로 캡틴만 잘 모시면 그 다음은 자기 아닌가.

 

부단체장은 임명권자인 단체장의 맘에 쏙 들어야 한다. 첫째로 고향이 달라야 한다. 자칫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무색무취한 사람을 좋아한다. 심지어 대신해서 감옥갈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는 말 한마디에 부단체장으로 발탁된 사람도 있었다. 그 만큼 충성심을 높이 샀다. 부단체장은 무작정 예스맨 역할만 해서는 안된다.아니면 아니다고 말할 정도로 어느 정도 소신은 갖춰야 밥값하는 것이다.

 

/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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