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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신(新) 지역갈등 - 이경재

이명박 대통령(MB)은 2007년 9월12일 대전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대덕과 오송을 연계해 충청권에 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대선을 석달쯤 앞두고 충청권에 준 커다란 선물이었다. 표를 의식한 공약이다.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는 세계적인 두뇌들이 기초과학을 연구하고 또 비지니스까지 융합시키는 국가성장 네트워크다. 3조5천억을 투자, 2029년까지 213조의 생산유발효과와 136만개의 일자리가 기대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그런데 MB는 이 과학벨트 입지를 3년3개월 만에 원점으로 되돌렸다. 지난달 1일 방송대담에서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 공약을 백지화시켜 버렸다. 대선 공약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자신의 공약까지도 뒤집는 용기가 참으로 가관이다.

 

그러자 영남권과 호남권이 과학벨트 유치에 나섰다. 충청권은 흰 눈을 치켜뜨는 등 지역간 갈등이 노골화되고 있다. 전북도 과학벨트 입지로 새만금만한 곳이 없다며 사계의 전문가로 추진위원까지 구성했지만 없던 일로 해 버렸다. ×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먹을 것이 있으면 무턱대고 들이미는 습성이 이미지만 구겨놓고 말았지만 포기하기 잘했다.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애초부터 달라들지 말았어야 했다.

 

MB의 대선 공약인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놓고도 지역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경남 밀양에 유치돼야 한다는 대구·울산·경북·경남과 가덕도를 후보지로 밀고 있는 부산 간 갈등이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폭행사건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LH 분산배치를 요구하는 전북이 그랬던 것처럼 깃발이 동 단위에까지 내걸려 있다. 토지주택공사(LH) 이전을 놓고도 전북과 경남 간 갈등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전국 곳곳이 지역간 갈등에 휩싸여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과거엔 정치적 이유 때문에 지역갈등이 일었지만 지금은 지역발전 문제 때문에 지역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다. 이른바 '신(新) 지역갈등'이다. 지역간뿐 아니라 지역내 갈등으로 번지는 것도 이채롭다.

 

분명한 것은 MB와 MB정부 스스로 이런 신 지역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고도 MB는 "으샤으샤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고 '엄포'를 놓고 있으니 이런 모순이 또 없다.

 

/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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