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북이 동네북 신세다. 넉달 가까이 중앙 민노총 사람들이 전주 시내버스 파업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출퇴근 때마다 겪는 고통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새 봄이 오면 풀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도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이러다가는 7월까지 갈 수 있다. 시민들은 파업에 대한 원성이 높다. 광주나 타 지역 같았으면 이렇게 파업이 길게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좋게 말해 전주 사람들이 너무 양반들이라서 참고 견디기 때문에 장기화 됐다고 한다. 한 쪽에서는 너무 물러 터졌기 때문에 전주 사람들을 깔보고 파업한 것이라고 한다. 전주는 아직도 농경문화가 지배하고 있다. 전남이나 제주도처럼 유배지도 아니어서 후예들 가운데 저항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농사만 짓고 살다 보니까 인심이 순후하다. 대규모 공장이 별로 없어 타지 사람도 많지 않다.
전반적으로 지역민의 성격이 온순하다 보니까 정과 눈물에 약하다. 손해를 봤으면 봤지 이익을 못 챙기는 사람들이다. 남 해코지 할 줄도 모른다. 형님 동생하는 문화가 판친다. 의리를 중시하는 양반문화가 만연해 있다. 자연히 먹고 살기가 어렵다. 실리를 챙기는 악착스런 모습이 없기 때문이다. 형식과 겉치레를 따진다. 찬물 마시고 이 쑤시는 습성들이 남아 있다.
그간 의좋게 지냈던 광주·전남 사람들까지도 전북을 무시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인들은 광주나 전남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이웃사촌이라는 생각하고 한솥밥 먹는 사람처럼 여겨왔다. 광주나 전남 사람들은 누군가. 그들은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에 무고하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다 총칼에 쓰러진 사람들 아니었던가. 그들은 피 흘려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그래서 지금도 1등 시·도민으로 추앙 받는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최근 전남지사와 광주시장이 한통속으로 똘똘 뭉쳐 전북을 고립무원 상태로 만들고 있다. 전북에 있는 공공행정기관은 물론 무안국제공항의 항공수요가 없는 것을 엉뚱하게도 전북에 화풀이 하고 나섰다. 전남사람들은 경제성이 김제공항보다 더 떨어지는 무안공항을 무리해서 만들어 놓고 이제와서 항공수요가 없자 군산공항을 발목 잡고 나선 것이다. 전남 국회의원들이 새만금사업을 발목 잡았어도 전북 사람들은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다. 진정한 이웃이라면 금도(襟度)라는 게 있는 법이다.
/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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