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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막걸리 예찬 - 장세균

한 때는 막걸리 소비량이 늘어났다가 지금은 전국적으로 막걸리 소비량이 하향세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전주의 막걸리 소비량만은 줄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전주 막걸리의 이런 현상은 막걸리에 따라 나오는 푸짐한 안주 덕분일것이다.

 

전주 인심이 막걸리 안주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영업집에서 막걸리를 많이 팔기 위해서는 다양한 안주가 있어야 한다. 안주경쟁이 붙은 것이다. 막걸리 소비자로서는 반가운 현상이지만 앞에서는 남고 뒤에서는 밑진다는 업주들의 푸념도 근거있게 들린다. 막결리는 한국의 대표적 술이다.

 

영국하면 위스키가 떠오르고 프랑스하면 와인이, 독일하면 맥주가 연상되듯 한국의 대표적 주류는 막걸리 일 것이다. 막걸리의 사연은 남아메리카, 에콰도르라는 나라의 고산(高山)지대에 사는 오타발로 인디안들과도 얽혀있다. 그들은 아기를 서서 낳고 엉덩이에 푸른 몽고 반점이 있으며 막걸리를 빚어 먹는다고도 한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조상이 중앙 아시아에서 베링해협을 건너 아메라카에 정착했다는 것이 거의 정설이다.

 

막걸리의 특징은 일하고 먹으면 흥도 나고 요기도 되지만 일하지 않고 놀고 먹으면 속이 부글부글 끓고 고약한 트림이 난다. 그래서 막걸리는 반유한적(反有閑的), 근로지향적(勤勞指向的) 술이라고도 한다.

 

이런 일화도 있었다. 조선시대 중엽에 막걸리 좋아하는 판서 한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은 자녀들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소주 약주를 마시지 않고 막걸리를 고수했다. 판서는 자녀들보고 소의 쓸개들을 가져 오라고 해서 쓸개주머니 하나에는 소주를, 다른 하나에는 약주를 그리고 다른 하나에는 막걸리를 담게 했다가 며칠 후에 열어보게 했더니 소주 쓸개주머니는 구멍이 많이 나 있고 약주 쓸개주머니는 상해서 얇야져 있었으나 막걸리 쓸개주머니는 오히려 두꺼워져 있었다고 한다.

 

약주와 막걸리는 한 항아리에서 탄생된 동질(同質)의 술이다. 다만 약주는 용수를 박아 선별되어 나온 술이고 막걸리는 선별없이 막 걸러 나온 술이라 옛날에는 하류층이 마셨다. 한 항아리에서 태어난 약주는 쓸개를 해치는데 막걸리는 쓸개를 튼튼히 하기에 반계급적 평등지향의 술이라고 한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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