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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건강가정 - 조상진

5월에는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유난히 많다. 5일이 어린이날, 8일이 어버이날이다. 11일은 입양의 날, 15일은 스승의 날이자 가정의 날, 16일은 성년의 날이다. 또 21일은 부부의 날, 22일은 가정위탁의 날, 25일은 실종아동의 날이다.

 

이처럼 기념일이 많아서인지 정부는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2004년에 제정된 '건강가정기본법'에 의해서다. 가정의 중요성을 고취하고 개인·가정·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건강가정은 가족 구성원의 욕구가 충족되고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가정을 말한다. 이를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가정문제의 해결방안과 지원정책을 강화할 책임이 있다. 출산과 육아는 물론 가족 구성원의 건강과 소득보장 등 경제의 안정, 주거생활, 양성평등한 가족관계 증진 등에 힘써야 한다.

 

하지만 갈수록 건강가정이 줄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산업화 도시화로 가족개념도 급격히 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독거노인 등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25%에 육박하고 미혼모와 한 부모 가정 등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난과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이혼율이 증가하고 다문화 가정도 꾸준히 늘고 있다. 또한 멀쩡해 보이는 가정도 가족간 대화부재, 아동학대, 약물중독, 가정폭력, 자살, 황혼이혼 등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정은 개인 행복의 원천이요, 국가의 뿌리다. 어떤 이유에서도 지켜져야 할 공동체다. 제 아무리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해도 가정의 울타리가 무너지면 행복은 물거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가족부가 슬로건으로 내건 '변하지 않는 가치, 바로 가족입니다!'는 적절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1954년 김수영이 쓴 '나의 가족'을 되새겨 본다.

 

"제각각 자기 생각에 빠져 있으면서/ 그래도 조금이나 부자연한 것이 없는/ 이 가족의 조화와 통일을 / 나는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냐// 차라리 위대한 것을 바라지 말았으면/ 유순한 가족들이 모여서/ 죄없는 말을 주고받는/ 좁아도 좋고 넓어도 좋은 방안에서/ 나의 위대의 소재를 생각하고 더듬어 보고 짚어보지 않았으면// 거칠기 짝이 없는 우리 집안의/ 한없이 순하고 아득한 바람과 물결/ 이것이 사랑이냐/ 낡아도 좋은 것은 사랑뿐이냐"

 

/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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