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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표생표사(票生票死) - 백성일

전북처럼 약자 입장에서 보면 정치논리는 불리한 논리다. 언제나 경제나 다른 논리를 찾고 싶은 마음이 든다. 정치논리는 힘이다. 우리나라는 선거 때 승리한 쪽이 임기내내 전권을 행사하는 독특한 승자독식 구조를 갖고 있다. 대통령서부터 광역·기초단체장에 이르기까지 사람 쓰는 것은 물론 재원을 배분하거나 정책 결정을 할 때마다 그 기준을 정치논리로 재단한다.

 

선출직은 자신을 찍어준 사람을 우선시 한다. 대통령만 빼고 선출직은 당선된 날 이후부터 재선에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지지해준 쪽에 예산을 한푼이라도 더 배정한다. 그래야 지지기반을 공공히 하면서 재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때 반대쪽에 선 사람은 미웁기 짝이 없다. 당선자 쪽에서는 국물도 안주고 싶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도 있지만 그건 달래기 위한 수단이다.

 

LH이전 문제에 대해 도민들이 절차적 하자와 부당성을 들고 나섰지만 달걀로 바위치는식이 돼버렸다. 떡줄 사람이 전혀 생각을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은 전북에서 한 자릿수 득표에 그쳤다. 게임은 그 때 이미 끝났다. 전북이 분산배치를 요구하고 정부가 분산배치안을 들어 줄 것처럼 말했지만 통치권자의 생각은 그게 아니었다. 결정을 앞두고 언론플레이를 한 것만 봐도 일찍이 진주행이었다.

 

때마침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성난 경남 민심을 다독일 필요도 있고 그래서 그 쪽에다 준 것이다. 공기업 통합의 효과를 얻기 위해 일괄유치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 이를 뒷받침한다. 결국 정치논리로 끝났다. 정치논리는 통치의 기본논리로 상위개념이다. 이쁜 놈 떡하나 더 주고 싶은 논리다. 반대 편을 자기 편으로 끌어 들이려고 전략적으로 당근을 줄 수도 있지만 그 건 아니다.

 

지금 전북은 정부의 반향이 없어 답답하다. 요구사항 하나도 안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이나 대선에서 전북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또다시 증명하고 있다. 어차피 한나라당 후보에 표 찍어줄 사람들이 아니어서 공들일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원칙과 명분을 중시한 박근혜 전 대표도 전북에 차갑다. 지난 경선 때 도내 당원들이 자신한테 표를 안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북이 정치력이 약해 지역차별을 당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작정 내년에도 민주당만 일방적으로 지지해야 하는지 반문하고 싶다.

 

/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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