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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대학의 유형(類型) - 장세균

근래에 와서 한참동안 대학교 등록금이 너무 많다하여 반값 등록금 문제가 정치 쟁점화 되었다. 지금은 조금 잠잠해졌다 해도 기회만 있으면 폭발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 대학 등록금 문제는 고교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약 85%가 되는 우리 교육현실에서는 충분한 사회문제 수준이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립대학들의 취약한 재정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주 수입원은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이다.

 

호수의 나라라고 일컬어지는 스위스는 국민 일인당 소득이 4만달러를 넘어섰지만 대학 진학률은 고작 27%에 불과하다.

 

스위스 사람들은 대학은 물론 평생교육 체계와 함께 매우 발달된 자영업을 중심으로 '장인(匠人)' 즉 '마에스트로'시스템을 통해서 중산층을 배출한다. 스위스 시계나 맥가이버 칼로 유명한 빅토리녹스 주머니칼은 바로 스위스의 '마에스트로' 들이 만들어내는 작품들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지금은 직업의식의 변화가 있지만 전에는 물건 만드는것을 천업(賤業)으로 알고 멸시했다.

 

대학을 운영하는 형태를 미국형과 유럽형으로 크게 나눈다. 미국 대학의 효시(嚆矢)는 하버드 대학이고 하버드 대학은 국가가 세운 국립대학이 아니라 휼륭한 신부를 배출하고자 세워진 사립대학이다. 미국의 많은 사립대학들은 여러 형태의 풍부한 장학 재단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뜻있는 많은 독지가(篤志家)들이 자기들의 재산 일부를 기증하여 만든 것이다. 대학생들은 이런 장학재단이 주는 혜택 속에서 공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기부문화에서는 후진성을 탈피 못하고 있다. 경주 최부자가 유명한 것과는 반대로 조선 대부분의 부호(富豪)들은 탐욕스럽기로도 유명했다. 유럽의 대학들은 미국처럼 거부(巨富)들의 기부에 의존치 않고 대학제도 개혁에 명운(命運)을 걸었다. 유럽은 사립대학들을 국립대학으로 전환시켜 국가 재정으로 대학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는 식이었다.

 

일본은 어정쩡하게 문부성의 장학금을 늘리는 것으로 점진적 해법을 찾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 사립대학 제도는 무늬는 미국식이지만 각종 장학재단이 너무도 빈약하다. 그렇다고 미국의 부자처럼 한국의 부자들이 쉽사리 그들의 지갑을 열지는 않을 것 같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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