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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식사와 교육 - 장세균

 

미국의 교육학자였던 캔텔은 그 나라의 식사패턴과 교육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였다. 독일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많이 먹는 대식가들인데 독일의 학교는 대량의 지식을 축적시키고 그 지식들이 똑같이 동등한 가치가 있다고 가르친다. 못다 가르친 부분은 주석(註釋)을 달아 지식을 더 첨부시킨다.

 

프랑스 사람들은 미식가(美食家)로 알려져 있다. 음식 맛을 식별하는 예민한 미각으로 식도락(食道樂)을 즐긴다. 그들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도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 까다롭게 주문을 하고 그 요리를 천천히 씹으면서 맛볼 것은 다 맛보는 것이다.

 

이런 식의 식사는 당연히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었다. 프랑스 학교는 많은 지식을 가르치기 보다는 생각하는 법, 발상(發想)법, 사상의 깊이를 이해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많이 아는 것보다 명철하게 생각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영국인의 식사는 유럽의 많은 나라 가운데서도 거칠고 맛없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영국 사람들은 음식 맛을 즐기기 위해 먹기보다는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하는 방편으로 먹기 때문에 영양분이 있는 음식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몸을 튼튼히 하는 교육을 강조하게 되고 스포츠가 중요한 교육의 목적이 된다.

 

대체적으로 영국의 식사문화를 계승한 미국도 음식맛에 중점을 크게 두지 않는다. 필요한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식사라고 본다. 다만 영국의 식사보다는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이 다르다. 미국의 학교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많은 선택과목을 주어 학생 스스로가 칼로리 음식을 선택해서 먹듯이 공부도 그렇게 하게 한다. 적정한 칼로리가 필요하듯 공부의 양도 많지 않다.

 

한국인의 식사패턴은 일회(一回) 완결형이다. 중국이나 서양의 식사처럼 주스가 나오고 그 다음에 수프, 야채가 나오고 고기가 나오는 식이 아니라 모든 음식을 한꺼번에 한 상에다 차린다.

 

한국 학교는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한꺼번에 가르쳐야 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지식교육에서부터 인성교육, 도덕교육까지 모든 것을 포함시킨다. 한국의 식사는 잡식성이다. 갖가지 채소, 생선, 육류까지다. 한국의 학교 교육 역시도 수강 과목수가 세계에서 제일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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