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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경기전 관람 유료화 - 이경재

문화 유적의 보고로 유명한 이집트나 이탈리아, 그리이스 같은 나라들을 방문하면 조상 덕에 먹고 사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소비하는 돈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또 관청에 등록된 자국의 관광안내인을 동반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하도록 제도화시킴으로써 일자리와 소득창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도 죽은 사람이 산 사람 먹여 살리는 나라에 속한다. 5000년 역사 문화유적의 도시 시안(西安)엔 진시황 능과 진시황의 가상 지하궁전인 '진능지궁(秦陵地宮)', 진시황 능에서 1.5㎞ 떨어진 '진시황 병마용 박물관'이 있다. 1974년 농부가 우물을 파다 발견한 병마용 박물관에는 하루 3만명, 피크 때에는 5만명이 찾는다. 입장료도 3만원이나 된다. 훗날 진시황 능을 발굴하면 이 곳을 찾을 관광객도 부지기 수에 이를 것이다. 시안은 경주와 자매결연을, 시안의 한 중학교는 전주 완산중학교와 홈스테이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관광지 입장료는 비싼 편이다. 관광 가용경비가 100원이라고 할 때 우리나라는 입장료가 10∼20원 꼴인데 비해 중국은 80∼90원이다. 상대적으로 소비 여력이 줄어드니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미약하다. 이러니 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경기전(慶基殿)과 조경묘(肇慶廟), 조경단(肇慶壇)이 있는 전주는 조선 왕조의 발상지라는 자긍심이 있는 곳이다. 경기전(사적 제339호)은 태조 어진을 봉안하기 위해 1410년(태종 10년)에 창건했다가 불에 탄 뒤 1614년(광해군 6년)에 중건됐다. 면적이 49,590㎡에 이른다.

 

경기전에 있는 조경묘(지방유형문화재 16호)는 전주이씨 시조인 이한(李翰) 부부의 위패를 봉안한 곳이고, 전주 덕진 건지산에 있는 조경단(지방기념물 3호)은 전주 이씨의 시조 묘소다.

 

전주시가 한옥마을의 대표적 문화재인 경기전 관람을 내년부터 유료화할 모양이다. 성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전주시민은 50% 할인)을 검토하고 있다. 관람료의 적고 많음이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영향이 문제다. 지역 상권에 미칠 파장도 있다.

 

돈 주고 관람할 만한 게 있느냐는 논쟁은 접고서라도 관광객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얄팍한 정책일 수 있다. 볼거리를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한옥마을 관광객의 지갑을 노리는 것 같아 얄밉다.

 

/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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