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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밥차

'밥차'를 아는 독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밥차'는 영화제작현장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이동 식당차'이름이다. 익숙한 용어로는 '바퀴달린 함바식당', 좀더 세련된(?) 전문용어로 는 '캐터링 서비스'가 될 것 같다.'밥차'는 영화제작 현장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드라마나 뮤직비디오, 대형뮤지컬 연습현장에서도 '밥차'가 대세다. 덕분에 전국적으로도 수많은 '밥차'가 운영되고 있다. 날로 확대되고 있는 이 밥차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밥차'가 있다. '전주밥차'다. 이름도 당당한 '전주밥차'는 2003년 문을 열었다. 영화계 종사자들에게 들으니 '전주밥차'의 인기가 워낙 높아 감히 다른 업체들이 감히 도전장을 내밀지 못할 정도란다.

 

'전주밥차'가 영화제작현장을 석권한 것은 이미 오래다. 문연지 1년만에 '전주밥차'는 이름을 얻었다. '밥차'는 계약을 통해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7개월동안 영화제작현장을 함께 지킨다. 맛이 없거나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어려울 일일 수 밖에 없다.'전주밥차'는 사실 이 분야에서 후발주자다. 그런데도 이 업계의 독보적인 존재가 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초창기의 '밥차'들은 대부분 영세해 시설 투자에 인색하고 서비스 또한 특별하지 않았다. 그러나'전주밥차'는 달랐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으로 기존 '밥차'의 한계를 극복했으며 음식하면 떠오르는 '전주'를 내세워 맛에 대한 이미지를 높였다.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현장에서 음식을 만들어 내는 밥차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익히거나 튀기는 모든 조리는 현장에서 했다. 식단을 구성하는데도 공을 들여 날씨, 스탭들의 연령층, 출신지역까지 꼼꼼히 점검해 짰다. 영화사들에게 '전주밥차'는 더없이 반가운 선물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한국영화의 대부분 흥행작들은 '전주밥차'의 '밥심'을 받았다.

 

'전주밥차'의 사장은 시나리오를 전공한 채수영씨다. 30대 초반에 영화계 입성의 꿈을 접고 '밥차'로 영화현장에 진출한 그는 후회 대신 보람과 가능성을 얻었다. 차 한 대로 시작한 '전주밥차'는 지금 여덟대로 늘어나 전국을 누비고 있다. 제작현장이 서울 경기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전주를 떠나있어야 하는 날이 훨씬 더 많지만 채사장은'전주밥차'가 전주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밥차'의 '노하우'를 기꺼이 전수해주면서도 이름만은 쉽게 내놓지 않는 것도 그래야만 '전주'의 가치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란다. 자신의 오랜 꿈인 전주밥차의 '프랜차이즈'사업을 바로 눈앞에 두고도 쉽사리 나서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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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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