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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유학

정읍 칠보에 있는 수곡초등학교. 면 소재지도 아닌 산골짜기에 위치한 전형적인 산촌학교다. 개교한지 50여년이 넘었지만 지난 2004년 전교생이 20명에 불과, 한때 폐교될 위기에 처했었다. 그러나 이 학교에 다니면 아토피가 낫는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도시 학생들이 하나 둘씩 전학해와 8년 만에 학생수가 6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초등학생 103명, 유치원생 13명 등 모두 116명이 한 울타리에서 공부하고 있다. 덕분에 인근에 있는 칠보중학교도 지난해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한 학년을 두 학급으로 증설 편성했다. 산골학교가 자연생태 환경을 활용한 전원학교로 탈바꿈하면서 학교가 살아나고 지역이 살아나는 기적을 일으켰다.

 

임실 신평에 있는 대리초등학교도 지난 2009년 입학생이 한 명도 없는데다 전교생이라야 모두 17명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농촌학교를 살리기 위해 교사 3명이 지역으로 이사를 오고 마을주민들이 내놓은 땅에 군비 2억원을 들여 농촌유학센터를 만들면서 20여명의 도시학생이 거꾸로 시골로 유학을 왔다. 아예 귀촌·귀농한 가정도 10가구나 된다. 현재 대리초등학교는 초등학생 72명과 유치원생 12명 등 모두 84명으로 늘어나 활기가 넘치고 있다.

 

완주 삼우초등학교 익산 성당초등학교 진안 장승초등학교 장수 동화분교 등도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학교들도 부러워하는 농촌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촌유학의 첫 사례는 지난 2006년 섬진강 시인 김용택 선생을 통해 유명해진 임실 덕치초등학교의 '섬진강 참 좋은 학교 프로젝트'다. 2007년에는 완주 고산에 전국 최초로 농촌유학센터가 설립되면서 전라북도가 전국 농촌유학의 1번지로 부상했다. 현재 전국의 농촌유학센터 35곳중 도내에서만 9곳이 운영중이다. 지난해 전국의 농촌유학생 355명 가운데 30%에 가까운 100여명이 도내 학교를 선택했다.

 

이처럼 농촌유학이 인기를 끌자 전북도가 최근 광역자치단체로는 처음 농촌유학지원센터를 열었다. 원스톱 상담전화를 개설하고 도시민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마케팅에 나서는 한편 7∼8월 전국 시도교육청 팸 투어와 10월에는 농촌유학 박람회도 열 계획이다. 아이 울음소리가 끊겨진 우리 농산어촌이 농촌유학을 통해 어린이들 웃음소리가 넘치는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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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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