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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과 달력

내년부터 한글날(10월 9일)이 다시 공휴일이 된다. 지난 1991년 국군의 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22년 만이다. 한글날이 공휴일로 다시 지정되면 대통령 선거 등 선거일 공휴일을 제외한 공휴일 수는 연간 15일로 늘어난다. 사실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된 이후 한글학계를 비롯한 관련단체와 시민들은 줄곧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이번 재지정도 한글날의 공휴일 지정을 국민의 80% 이상이 찬성한 바탕이 크게 작용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한글날의 공휴일 지정에 따른 경제적 효과로 '휴식ㆍ여가ㆍ관광 등의 활동에 따른 노동생산성 향상'(33.7%), '내수경기 활성화'(21.3%), '일자리 창출'(13.9%) 등을 꼽았고, 사회문화적 효과로는 '한글에 대한 자긍심 증대'(45.9%), '국가브랜드 제고와 한류확산 기여'(34.2%), '삶의 질 향상'(14.0%)을 기대했다. 알려지기로는 '문자의 날'을 국경일로 만든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예외 없이 온라인에서도 네티즌들의 '환영' 댓글이 뒤를 잇고 있다.

 

그런데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으로 당장 곤경에 처한 업종도 있다. 달력제작사들이다. 달력제작사들은 이미 2013년 달력의 대부분을 만들어놓은 상태다. 물론 한글날인 10월 9일은 빨간색이 아닌 검정색 글씨로 되어 있다.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이 발표되면서 인쇄업체에는 주문한 달력 제작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돌아보면 해마다 이맘때쯤부터 시중에는 신년 달력이 돌기 시작했다. 근래 들어 온갖 생활용품의 활용으로 달력의 쓰임이 예전만 못해지고 덕분에 수요도 크게 줄었지만, 오늘날의 달력은 정보의 기능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능을 더해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달력은 형식이나 내용이 크게 달라졌다. 달력이 장식품의 기능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불기 시작한 유행이다. 이제 달력은 생활용품이자, 예술품이 되기도 한다. 아름다운 그림과 사진이 달력 안에 들어온 지도 이미 오래다. 달력의 흐름이 달라지면서 미술품과 제 기능을 조화시킨 달력 제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달력제작은 시장 경기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 인쇄업계에서는 달력 제작 주문량에 따라 그 해의 경기를 가늠한다고 한다. 올해는 신년달력이 얼마나 많이 제작되는지 모르겠으나, 그 대부분을 이미 만들어낸 달력제작사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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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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