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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티나 성당

3월 13일 저녁(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새 교황이 선출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밤비 내리는 성베드로 광장에서 성당 굴뚝만을 바라보며 새 교황선출을 기다렸던 수많은 신도들은 환호했다.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 비밀투표회의'(콘클라베)는 회의를 시작한지 이틀째, 다섯 번째 투표 끝에 아르헨티나 출신인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7) 추기경을 266대 교황으로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교황을 선출한 장소인 시스티나 성당은 교황 식스토 4세를 위해 건립됐다. 1473년부터 1484년까지 11년에 걸쳐 지어진 이 성당은 교황의 개인적인 성당이지만 가톨릭 신도들에게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미켈란젤로의 걸작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보티첼리의 '그리스도의 유혹' 등 이탈리아 대표 작가들의 수많은 프레스코화(벽에 그리는 그림)가 있는 르네상스 회화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로마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시스티나 성당은 빠트릴 수 없는 명소인 셈인데, 이 성당에 그려진 수많은 프레스코화중에서도 일반인들의 관심은 아무래도 천장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 쏠린다. 이 작품은 미켈란젤로가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을 받아 그린 것이다. 넓이가 800㎡에 이르는 천장화를 그리기 위해 미켈란젤로는 18미터 높이의 가설물을 만들고 그 위에서 선채로 그림을 그렸다. 그를 돕기 위해 피렌체의 기술자들이 동원되었지만 결국 대부분의 그림을 혼자의 힘으로 그려야했던 그는 4년 만에 작품을 완성시켰다. 이 그림이 일반인에게 공개된 것은 1512년 11월 1일이다. 이후 500년 동안 시스티나 성당을 찾는 관광객들은 누구나 이 불후의 명작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머지않아 로마의 시스티나 성당에 가도 '천지창조'를 쉽게 만날 수 없게 될 것 같다. 천장화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천장화는 이전에도 훼손이 문제가 되어 1980년부터 14년 동안 대대적인 복원작업을 했었다. 부끄럽고 안타까운 것은 훼손의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천장화 훼손의 가장 큰 원인을 관광객들이 내뿜는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먼지, 쉴 새 없이 터뜨리는 카메라 플래시라고 지목했다. 현재 바티칸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약 500만 명, 시스티나 성당을 찾는 관광객은 하루 평균 2만 명이나 된다. 시스티나 성당이 입장객을 제한한다해도 불평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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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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