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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권력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가 낸 책이 있다.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는 책이다. 대통령을 보좌했던 그가 대통령을 선출하는 국민들이 알아야 할 권력 주변의 이야기들을 전하면서 대통령의 제대로 된 임수 수행(또는 제대로 된 대통령 선출)을 위해 대통령(후보)과 정치권, 공무원, 일반국민들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제시한다. 이 책에는 대통령이 좋은 정책이라며 의욕적으로 추진하지만 모든 게 대통령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대목이 있다. 물론 견제는 인정하지만 부당한 발목잡기가 지나쳐 대통령 권력으로도 일을 추진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한 것이다.

 

미국 대통령학 연구의 권위자 노이슈타트(Rechard Neustadt) 교수는 '대통령의 권력(Presidential Power)'이라는 책을 썼다. 노이슈타트 저서에 나오는 이야기 한토막이다. 미국 33대 대통령 트루먼이 8년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나는 날, 그는 차기 대통령 아이젠하워를 불쌍하다고 말한다. "그가 곧 이 자리에 앉겠지. 그리고 이 것 저 것 하라고 하겠지. 하지만 되는 게 아무것도 없을 걸. 불쌍한 아이젠하워. 군대 같은 줄 알겠지만 천만의 말씀이지. 엄청 실망하게 될 거야.(He will sit here. and he will say, 'Do this do that'. And nothing will happen. Poor Ike. It won't be a bit like army. He'll find it very frustrating)"

 

실제로 공화당 소속 아이젠하워는 지지자들의 기대에도 불구, 뉴딜정책을 근본적으로 어찌하지 못했다고 한다. 소득세율도 최고세율 90%를 그대로 유지했고, 나중에 겨우 1∼2% 내렸을 뿐이다.

 

이에 반해 '제왕적 대통령'를 쓴 슐레징거는 강한 대통령을 주장한다. 그는 닉슨이 초헌법적 권한을 행사한 것 등을 사례로 제시한다.

 

우리의 대통령 권력은 어떨까. 물론 박정희, 전두환 부류의 강압적 권력은 크게 사라졌다. 오히려 청와대 밖 정치권과 공무원 권력에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의 권력은 어떨까. 박 대통령은 원칙을 중시한다고 한다. 그 원칙이 사회 상규에 맞으면 권력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독재가 된다. 박 대통령의 원칙은 어디에 있는가.

 

김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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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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