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루자 4명 행방 안갯속 / 자수·진술번복 조폭 개입 캘수록 늘어…의혹만 증폭
지난해 4월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주 예식장 전 사장 사망 사건'. 이 사건은 전주의 한 예식장 전 사장이 채권자 2명을 납치·감금해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이달 20일은 이 사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예식장 전 사장 등 3명이 함께 만나 행방불명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본보는 당초 경찰이 수사한 사건의 전말과 새로운 진술, 현재 진행 중인 경찰수사, 아직도 남은 의혹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사건 개요= 지난해 4월 20일 오후 4시 40분께 전주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서 전주의 한 예식장 전 사장인 고모씨(당시 45세)와 채권자 윤모씨(당시 44세), 정모씨(당시 55세)가 만난 뒤 모두 연락이 두절됐다. 같은 달 23일 이들에 대한 가출신고가 접수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 3명의 행방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이들이 실종된 지 11일 째인 5월 1일 '고씨가 윤씨와 정씨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편지가 공개되면서 경찰 수사는 채권·채무관계로 모아졌고, 이틀 뒤인 3일 오후 4시 20분께 완주군 상관면 신리 고덕터널 인근 갓길에 주차된 냉동탑차 안에서 행방불면된 3명의 사체가 발견됐다. 고씨는 운전석에서, 나머지 2명은 냉동탑차 적재함에서 발견됐다.
△경찰의 1차 수사결과= 경찰은 채권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온 고씨가 이들을 납치·감금해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전주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서 윤씨와 정씨를 만나 전자충격기를 이용해 이들을 차례로 기절시킨 뒤 테이프로 온몸을 감아 냉동탑차 적재함에 가뒀다. 고씨는 이들을 냉동탑차에 싣고 사흘 동안 진안과 장수를 오갔으며, 이들의 사망 시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2명은 질식사한 것으로 부검 결과 드러났다.
이후 같은 달 15일 냉동탑차 안에서 나온 지문이 고씨의 아들(22)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수사를 확대해 고씨의 아들, 전주의 조직폭력배 고모씨(42)와 황모씨(39), 고씨의 사촌 처남 이모씨(48), 고씨 아들의 후배 최모씨(21)와 지인 김모씨(31) 등 6명이 고씨의 범행을 도운 것으로 결론지었다. 사건 직후 해외로 도주한 조직폭력배 김모씨(37)와 이모씨(36) 등 2명은 지명수배됐다.
이어 지난해 11월 28일 열린 이 사건의 관련자 6명에 대한 1심 재판에서 관련자 4명에게 실형이 선고되면서 일단락됐다.
재판부는 자살한 예식장 전 사장 고씨의 사주를 받아 채권자들을 납치·감금한 혐의(공동감금)로 기소된 조직폭력배 고씨와 황씨에게 징역 3년을, 고씨의 아들에게는 징역 2년을, 고씨의 사촌처남 이씨에게는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또 공동감금방조혐의로 기소된 고씨 아들의 후배 최씨와 지인 김씨 등 2명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끝나지 않은 수사= 올 1월 31일 해외로 도피했던 조직폭력배 김모씨(38)와 이모씨(37), 진모씨(37) 등 3명이 자수하면서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고씨가 채권자 2명을 납치할 당시 구속된 조직폭력배 황씨가 도움을 줬다"고 진술했다.
이에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황씨는 지난 2월 검찰에서 "이 사건에 가담한 사람이 더 있다"고 밝혔다. 황씨는 "이미 처벌을 받은 사람과 자수한 3명 이외에 조폭과 일반인 등이 더 개입됐다"며 종전의 진술을 번복했다. 당초 황씨는 "납치 당시 인근에서 대기했을 뿐 직접적인 도움은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여기에 추가 연루자들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이 사건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찰은 지난 3월 28일 이 사건과 관련된 전남지역 조직폭력배 윤모씨(37)를 특수감금치상 혐의로 붙잡았고, 또 다른 연루자 4명에 대해서는 전국에 지명수배 했다.
황씨의 진술로 사건 연루자가 5명이 추가된 것을 비롯해 지난해 사건발생 후 해외로 도피했다가 올 1월 자수한 조직폭력배 김씨 등 3명, 시간이 갈수록 사건 연루자가 늘어나면서 예식장 전 사장의 사망 사건의 경찰 수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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