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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척 땅과 도시 만들기

새만금 조기개발을 주도할 새만금개발청 설립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는 9월 13일 출범할 새만금개발청 설립을 앞두고 준비단이 꾸려진 덕분이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새만금 개발의 미래가 조금은 가까운 미래로 다가오는 듯하다. 지난해 새만금특별법이 개정되면서 설립근거가 마련됐던 새만금개발청은 그동안 정부의 6개 부처가 나누어 진행해오던 새만금 개발 관련 업무를 통합하는 조직이다. 앞으로 정부부처와 지자체로 분리되어 있는 조직과 인허가권 등 실질적인 업무가 통합되면 새만금 개발이 더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다.

 

지난주 새만금 방조제를 다녀왔다. 더 이상 바닷물이 충돌하지 않는 방조제 내부 쪽으로 이제 규모가 제법 큰 땅들이 드러나 있다. 외관만으로는 간척의 성과다. 새로운 땅은 이제 곧 도시를 품게 될 것이다. 이 바다위의 땅을 보면서 간척의 나라 네덜란드의 신도시 알미르가 생각났다.

 

알미르는 암스테르담 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남 플레보랜드에 위치한 작은 도시다. 인구 약 15만 명, 1만 7,921ha 크기의 이 도시는 암스테르담과 주변 도시의 인구과밀로 인한 주택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덜란드 정부가 1968년에 계획, 1975년 암스테르담 앞바다의 매립 공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건설이 시작됐다. 향후 인구 25만 명에서 많게는 4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도시 건설이 계획되어 있다. 알미르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이유는 여럿이지만 가장 큰 관심은 도시개발 방식이다. 알미르는 동시 다발적으로 대규모 공간 건설을 추진하지 않았다. 오히려 작은 것으로 시작해 그 과정을 관찰하고 다음 단계에 접어드는 방식으로 개발 속도와 내용을 조절하면서 시대적 수요와 필요에 따라 도시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결실 중의 하나가 녹지도시다.

 

알미르는 바다를 매립하여 땅을 만들고 습기를 뺀 직후부터 대단위 녹지를 조성해 숲을 만들었다. 광활한 간척지에 자연을 입지시킨 지혜는 '도시 건설은 곧 자연 훼손'이라는 인식을 바꾸어놓기에 족하다.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로와 도시 구석구석에 설치된 자전거 길도 관심거리인데, 이 도시의 버스 전용차선 이용률이 네덜란드 전국 평균보다 3배 이상 높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지금 알미르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관광도시가 됐다. '관광의 땅'을 꿈꾸는 새만금에게도 알미르는 모범적인 선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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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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