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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한담(閑談)

"프로골퍼가 치면 볼이 '본대로' 나가고 아마추어가 치면 '친대로' 나가지만, 초보자가 치면 '걱정한 대로' 나간다." 골프실력에 따른 비유다. 슬라이스를 걱정하면 슬라이스가 나고 해저드를 걱정하면 해저드에 빠진다. 골프 좀 친 사람이라면 경험했을 명언이다.

 

골프처럼 핑계 많은 운동도 없다. 시속 150km가 넘는 공도 홈런을 날리지만 골프는 정지해 있는 볼도 컨트롤 하지 못해 에러를 낸다. 그럴 때마다 잠을 설쳤다는 둥, 감기 기운이 있다는 둥 갖가지 핑계를 대는데 물경 100가지에 이른다. 그러고도 맨 나중에 하는 말이 '오늘 이상하게 안 맞네'다. 이게 101번째 핑계다.

 

박인비(25·KB금융)가 어제 끝난 제68회 US여자오픈에서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우승했다. 세계여자골프에서 63년만에 메이저 대회를 3회 연속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프로들은 연습량이 엄청나다. 하루에 볼을 1000개씩 때린다고 한다. 얼마나 잘 치느냐 보다는 미스 샷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지구력도 키워야 하고 평상심도 유지해야 한다. 아마추어로선 언감생심이다.

 

주말 골퍼들은 골프장에 갔다가 스트레스만 잔뜩 얻어올 때가 있다. 타수나 승부에 집착할 때가 그런 경우다. 집착할수록 목표는 더 멀어진다. 욕심 때문이다. 골프의 묘미는 샷이 마음 먹은 대로 안된다는 데에 있다. 이걸 어떻게 컨트롤 하느냐에 따라 즐거울 수도, 짜증날 수도 있다.

 

골프 4자 성어가 해답이다. 다타호타(多打好他), 다타호신(多打好身), 소타호심(小打好心), 소타호낭(小打好囊)의 자세가 그것이다. 타수가 많으면 동반자를 즐겁게 해주니까 기분 좋고(다타호타), 타수가 많으면 운동량이 많아지니까 건강에 좋고(다타호신), 타수가 적으면 마음을 즐겁게 해주니까 좋고(소타호심), 타수가 적으면 주머니(囊) 사정을 즐겁게 해 주니까 기분 좋다(소타호낭)고 생각하는 식이다.

 

전북은 '골프 천국'이다. 골프장이 많고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대중제 18곳, 회원제 6곳이 운영중이고 4곳이 공사중이다. 그런데 골프장마다 울상이다. 내장객이 매년 20%씩 줄고 있다. 최근 한국대중골프장협회가 공직자 골프 해금을 정부한테 건의한 것도 경영난 때문이다. 그 보다는 그린피인하 등 대중화시대에 걸맞는 제도적 조치들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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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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