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전통문화중심도시 추진을 지원하고 전통문화의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민간차원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체계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또한 오랜 세월동안 체화된 민족고유 양식을 보존·계승하여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서의 당위성을 확보하고, 전통문화중심도시 전주의 지지기반을 확대 및 확산해 나가는 민간차원의 홍보대사 역할도 꾸준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전주를 사랑하고 전통문화를 아끼는 사람들의 모임인 '천년전주사랑모임'취지문 일부이다. 그 동안 이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을 꾸리느라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전주시의 전통문화정책이 흔들리면서 상당한 동력의 상실을 겪고 있다. 특히 한옥마을이 최고의 관광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런 활동의 필요성이나 명분이 약해졌다 여기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경계할 일은 관광에 기댄 문화정책이 항상 양면성을 지닌다는 점. 문예활성화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지만 상업화의 빌미를 제공해준다는 것 또한 엄혹한 현실. 현재 한옥마을의 모습이 엄중하게 경고하는 바다! 그동안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하여 전주를 전통문화중심도시로! 한옥마을을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관광명소로! 키워온 문예인들은 이제 자본의 논리에 밀려 그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상업공간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이지만 주민들의 의식이 급격하게 배금주의에 휩싸이는 것은 훨씬 더 심각한 고민거리!
문화예술은 사랑과 정성이 있어야만 꽃필 수 있는 성장이 더딘 나무다. 일시적인 유행이나 반짝이는 기획 하나로 키워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돈의 논리에 휘둘려서는 금방 철지난 유행가 가락 되작이는 신세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민간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이다. 변덕스러운 관의 문화정책에 기대다가는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다. '천년전주사랑모임'과 같은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적 연대"가 절실한 것이다.
'천인 갈채상'은 그런 취지에서 제안된 것!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사람 천명이 일 년에 만원씩을 모아 한 해 동안 가장 열심히 활동을 한 젊은 문화예술인 두 명에게 500만원씩을 상으로 주자는. 후원자들에게 만원은 별개 아니지만 500만원의 지원금은 만만한 것이 아니다. 아니 그 상징적 가치는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
바라기는 이런 취지의 문화예술 후원활동이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는 것. 그래야 전주가 명실상부 '가장 한국적인' 문화예술도시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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