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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Google)과 한글 세계화

세계 최고 검색 사이트인 '구글'(Google)이 한글 세계화에 동행한다. 지난달 30일 방한한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문화 발전과 세계화를 위한 협력 강화안을 밝혔다.

 

그 대부분이 반갑고 흥미로운데, 특히 한글과 관련해서는 지원 내용이 구체적이다. 내년 개관예정인 국립한글박물관에 설치될 '어린이 교육체험실'이나 체험공간인 '한글배움터', 온라인상에서 한글의 기본원리를 배울 수 있는 웹프로그램 개발 지원도 눈에 띄지만, 한국 문화 홍보를 맡을 구글 문화연구원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한국의 주요 문화 자료를 디지털 방식으로 보존해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은 더 반갑다.

 

한글의 빼어난 아름다움과 우수성에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이다. 훈민정음은 1997년,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언어 연구학으로 손꼽히는 영국 옥스퍼드 언어학 대학에서는 합리성과 과학성 독창성 등을 기준으로 분석하는 세계의 문자 순위에서 한글을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류가 관심을 모으면서 아시아권은 물론, 중동과 남미 등 세계 각국의 대학에 한국어학과가 신설되고 있는 것도 이제는 낯선 일이 아니다.

 

구글의 슈밋 회장이 특히 주목한 것은 한글 창제의 취지였던 모양이다. 언론 인터뷰를 보니 "백성들이 쓰기 쉬운 문자를 만들고자 했던 한글 창제의 취지가 '전 세계 정보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하게 한다'는 구글의 취지와 통한다"며 "오늘날 한국이 디지털 기술을 선도하게 된 것도 세계에서 가장 직관적이고 독특한 문자인 한글이라는 원천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글의 본질적인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물론 구글의 한글 사업(?)은 몇 년 전부터 일어온 한류의 영향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몰고 온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에 대한 세계인들의 높아진 관심이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유튜브로 본 사람만도 18억. 슈밋 회장은 "이 중 1%만 한글에 대해 관심을 가져도 1800만 명"이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찾은 연간 관람객보다 많은 숫자"라고 분석했다.

 

구글은 '600년 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해 백성의 평등한 소통을 꿈꿨듯, 인터넷을 통해 세계인이 한국 문화를 배우고 알아가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터넷이 품은 한글의 진화, 그 미래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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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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