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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 과학

지관(地官)은 풍수지리설에 따라 집터나 묏자리 따위를 가려서 고르는 사람을 말한다. 지관이 풍수지리를 근거로 선정하는 터를 두고 우리는 명당(明堂)이라고 한다.

 

풍수지리(風水地理)는 특정 지역의 주변 산세, 지세, 수세 등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고자 하는 이론이다. 산자가 삶을 영위하는 집과 관공서, 공장 등은 물론 망자가 안치되는 묘에 이르기까지 풍수지리는 전통적으로 우리사회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첨단을 걷는 현대 과학사회에서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풍수지리는 우리 생활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

 

풍수지리의 실마리는 중국 한나라 때 청오자(靑烏子)라는 사람이 지었다는 ‘청오경’이다. 풍수지리 이론이 정립된 지 2000년이 넘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풍수지리가는 단연 도선(827∼898)이 꼽힌다. 어느 날 고려를 창건한 왕건의 아버지 왕륭의 집을 지나던 도선이 “내가 일러주는 대로 집을 지으면 천지의 대수에 부합하여 내년에는 반드시 슬기로운 아이를 얻을 것”이라며 일러준 대로 왕륭이 집을 짓고 살다가 얻은 아들이 바로 고려 태조 왕건이라는 이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명당은 무엇이고, 과연 존재하는가.

 

풍수지리가 최낙기 교수(우석대평생교육원)는 “명당이란 별다른 곳이 아니다. 인공적으로 다듬어 만든 곳이 아닌 자연 그대로이면서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을 잘 막아주고, 자연재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이면 그만이다”라고 정의한다.

 

최교수의 논리는 간단 명료하다. 예를 들어 요즘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히말라야 등산을 보자. 하루에 수십킬로미터를 걷고 또 걷다가 어느 산속에서 야영을 해야 하는 등산객들은 야영지를 정할 때 많은 것을 고려한다. 바닥이 평평한지, 산 위에서 돌이 굴러 떨어지지 않을지, 강풍에 텐트가 위협받지 않을지, 식수 조달은 가능한 곳인지 등 여부를 전반적으로 따져 가장 적정한 곳에 텐트를 친다. 숙면하며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는 곳, 바람과 눈, 비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곳이 명당인 것이다.

 

최근 동해안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인명·재산피해가 잇따라 국민적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번 폭설 피해에서 지적된 습설이 이 지역에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닐 것이다.

 

풍수지리는 이런 천지의 변화무쌍한 현상까지 고려해 터를 정하고 건축할 수 있도록 하는 과학이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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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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