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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생각

- 민주당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10년간 집권했으면 서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도록 했어야 하는데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말았어요. 저는 말이나 생각보다 중요한 것이 결국 선택과 행동이라고 봅니다. 4·11총선 때 야당을 편들지 못했던 이유는 후보공천이 국민의 뜻을 헤아리기 보다 정당 내부 계파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 총선 때 야당을 돕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정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투표하라고 발언해 비판도 받으셨죠?

 

“네.(…)정당 위주의 투표를 하다 보니 정당은 국민을 두려워 하지 않고 정당 자체가 또 하나의 강고한 기득권이 되고 민심에서 멀어지게 된 것입니다.”

 

안철수 의원이 대선을 4개월 앞둔 2012년 8월 펴낸 ‘안철수의 생각’에서 민주당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타낸 글이다. 이후에도 근 20여개월 동안 그는 “낡은 정치로는 아무 것도 담아낼 수 없다.”며 기득권 정치 타파를 주장해 왔다. 전주와 광주에서는 민주당을 향해 “지역주의에 안주하고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이랬던 그가, 그의 표현대로라면 타파 대상인 민주당과 신당을 창당하기로 했다. 거짓의 정치를 심판하고 약속의 정치를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유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기초선거 무공천을 결심하는 걸 보고 새정치에 대한 믿음이 갔다고도 했다. 국민적 신의와 기대가 컸던 사람의 통합 이유 치고는 참 맥 빠지는 설명이다. 명분과 논리가 ‘그때그때 달라요’다.

 

이런 식의 결정을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면 합의는 없었던 것일까. 정치 지도자한테 항상 휘둘리는 국민은 어떤 존재인가. 이런 상념에 대한 안철수의 생각은 또 어떤 것일까.

 

‘군주론’의 정치철학자 마키아벨리(1469∼1527)의 명언을 진작 헤아렸어야 했다.

 

“지배자가 교활한 술책을 전혀 쓰지 않은 채 언제나 신의를 지키고 고결하게 산다면 얼마나 훌륭한 일인가. 그러나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현실을 보면 위대한 업적을 이룩한 지배자들이란 신의 따위는 전혀 돌보지 않고 교활한 술책으로 사람들을 속이며 결국은 신의를 존중하는 사람들을 타도하는 사람들이다.”

 

허허벌판에서 우두머리의 새정치 깃발만 보고 달리던 졸개들이 이렇게 처량하게 보일 수가 없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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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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