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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를 줄이면 '전대'

전북대는 최근 몇 년 사이 각종 대학 평가에서 수위에 오르며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한국표준협회 서비스품질지수 평가에서 전국 1위, SCI논문 증가율 전국 1위, 연구비 수주액 3년 연속 국립대 1위, 2010 세계대학평가 국립대 2위, 국내 종합대 6위 등이 최근 전북대의 높아진 위상을 말해준다.

 

하지만 전북대는 고민이 하나 있다. 전북대를 줄여서 부르는 ‘북대’라는 호칭 때문이다. 전북대측은 북대라는 호칭이 ‘동네북’이라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싫어하고 있다. 그래서 수십년전부터 ‘전대’라고 불러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요즘에는 대학 전광판에 ‘전북대를 줄이면 전대’라는 홍보를 계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내 안팎에서 ‘북대’ 호칭이 근절되지 않고 있으니, 고민은 고민이다.

 

사실 이름은 내가 짓는 것이지 상대방이 지어 일방적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다. 사람 이름, 기관이나 단체 이름 등 모두 마찬가지다. 줄임말일 경우 의도가 불순하거나, 어감이 부정적이고, 특히 당사자가 싫어하면 부르지 않는 것이 예의다.

 

전북대 구성원들 대부분은 수십년전부터 ‘북대’라는 호칭이 전북대를 얕보고, 무시하고, 폄훼하는 호칭이라며 싫어하고 있다. ‘전대’라고 바로 부르자는 운동도 벌이고 있다. 서거석 총장은 직접 나서 ‘전대’ 호칭 굳히기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전북대를 줄이면 전대’라는 문구를 교내 전광판에 수시로 표출하고, 상호에 ‘북대’가 들어간 상점을 대상으로 ‘전대’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서거석 총장은 대학의 위상을 높이는 전략 가운데 하나로 부정적 어감이 강한 ‘북대’ 호칭을 없애고자 했다.

 

서거석 총장은 최근 한 대학동문 모임에서 “전북대를 줄여서 부르면 전대입니다. 전세계 어느 대학, 지구상의 어떤 고유명사도 이름을 줄여서 부를 때 뒷글자를 따서 부르지 않습니다. 전부 첫글자를 따서 부르는 것이 기본이고 또 상식입니다”라며 전북대를 줄여 부를 때 ‘전대’로 불러달라고 호소했다.

 

사실 충청도에 충북대, 충남대, 충청대가 있지만 지역민들은 이들 대학을 모두 ‘충대’라고 부르고 있다. 경상도에 경북대, 경남대, 경상대, 경성대 등이 있지만 모두 ‘경대’로 불린다.

 

유독 전북대만 뒷글자를 따서 부정적 어감을 갖고 있는‘북대’라고 부르는 것은 자기 비하다. 아무도 서울대를 ‘울대’라고 부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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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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