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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업의 핵심 가치

‘Free Hand, Open Eyes’. 한 기업의 사내 캠페인이다. ‘손은 비우고 눈을 뜨고’ 정도로 해석 될 터이니 독자들은 어느 작업장 안전을 위한 캠페인이 아닐까 짐작하실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캠페인의 주체는 다국적기업인 듀폰이다. 회사 직원들과 함께 실천하는 일상 속 캠페인 내용도 그렇지만 이 회사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정해놓은 원칙이나 실천 방식을 들여다보면 지나치게 꼼꼼한, 그래서 ‘이런 것 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본적이고 철저한 내용이 흥미롭다.

 

듀폰은 1802년 미국의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화약공장으로 시작한 오래된 기업이다.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화학회사를 거쳐 지금은 생명을 접목한 다국적기업으로 성공했다.

 

이미 많은 기업들에게 모범이 된 듀폰의 경영철학이 최근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안전과 윤리, 직원존중, 환경보호’ 등 듀폰이 역사적 유산이자 존재이유로 지켜온 ‘핵심가치’다. 이중에서도 듀폰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는 것은 ‘안전’. 화약을 제조하는 공장으로 시작한 기업의 태생적 특성으로 볼 때 당연한 선택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으나 인간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기본으로 듀폰이 지켜낸 가치는 상식적 수준을 뛰어 넘는다.

 

며칠 전 한 포럼에서 듀폰의 핵심가치가 화제로 올랐다. 안전을 위해 회사가 실천하고 있는 여러 원칙들은 특히 흥미로웠다. 내용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볼펜을 책상 위 필통에 꽂아 놓을 때에는 심있는 부분을 아래로 향하게 꽂아놓아야 한다든지 차를 탈 때는 앞 뒷자리 모두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든지 하는,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고 있는 일상적 요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사소하게 보이는 이런 원칙을 직원들이 철저하게 생활화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포럼에 참여한 한스컨설팅 한근태 대표가 들려준 경험담이 있다. 듀폰의 직원과 함께 했던 중국 출장길에서의 일. 동행이 3명이어서 택시 한대면 충분했다. 그런데 중국의 택시는 뒷자리에 안전벨트가 없었다. 어떤 방법으로 택시를 탔겠는지 상상해보시라. 이들 3명은 각각 다른 택시를 타고 앞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

 

듀폰이 지켜온 ‘가치’를 들여다보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일터’라는 명성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그 바탕에는 인간 존중 정신으로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안전의 가치를 지키고 실천하게 했던 리더의 강력한 의지와 책임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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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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