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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군수 선거

4년 전 얘기. 임실에선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임실의 박정우 전북일보 기자는 당시 “선거자금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그런 얘기가 나돈다는 정보 내용을 전했다. 이른바 ‘오적(五敵)’이니 뭐니 하는 일당들이 민주당 강완묵 후보에게 돈을 댔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완묵 군수 당선자는 부인과 함께 아침방송에 출연하는 등 당선자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던 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강 군수는 취임 이후 비서실장 인사도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도움을 받았던 여러 세력이 각기 자기 세력의 인사를 추천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인사를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선거자금을 지원했던 세력들은 자기 사람을 비서실장에 앉혀 놓고 인사와 계약업무를 관장하려 했을 것이다. 이 세력, 저 세력한테 돈을 얻어 쓴 강 군수는 이미 발목이 잡혀 비서실장 하나 마음대로 쓸 수 없었던 것이다.

 

강 군수는 결국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8월 군수직을 잃었다. 지인으로부터 84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강 군수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대법원이 확정했다. 항소-상고-재상고-재재상고 등 7번씩이나 재판을 벌였지만 강 군수는 한번 조여진 숨통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농민회 활동을 하던 순수한 인물이었지만, 정치 입문 이후엔 ‘악마의 사슬’에 갇혀 명예와 양심마저 잃은 불운한 인간이 되고 말았다. 그는 또 다른 사건에 연루돼 지금 도피중이다.

 

임실은 이형노(대법원 무죄)-이철규-김진억씨에 이어 강완묵 전 군수까지 4명의 역대 군수들이 연거푸 불명예 퇴진했다. 진기록이다. 뇌물, 인사 및 공사비리, 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이 사유다. 후보도 문제지만 공천권을 행사한 정당에게도 책임이 있다. 하지만 한마디 사과도 없이 또 공천권을 행사했다.

 

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임실군수 선거에 7명이나 등록했다. 누구 누구가 되면 선거를 또 치러야 할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돈다. 이젠 임실 유권자들이 눈을 부릅 떠야 한다. 유권자는 2만6111명(인구는 2만9995명)이다. 사사로운 연(緣)에 얽매여 자질과 도덕성 검증을 게을리 한다면 실제로 선거를 또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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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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