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새로운 세상을 만난 할머니와 그 세상을 만나게 해준 며느리가 이루어낸 결실이다. ‘바느질, 글쓰기를 하니까 맘이 좋다. 한 가지 하면 또 한 가지 생각나고 해놓고 봉게 더 좋다. 어치게 니가 그렇게 생각을 잘해서 나를 풀어지게 해놨냐’는 할머니 말은 괜한 공치사가 아니다. 할머니가 지난 삶을 돌아보며 며느리를 향해 보내는 화해이자 지극한 사랑과 고마움의 표현일터다.
여든을 넘어셔야 만난 이 눈부신 세상은 할머니에게 ‘늦복’이다. 이시형 박사는 이러한 할머니의 새로운 일상이 ‘보통의 노인이 보낼 수 있는 가장 풍성한 노년의 모습’이라고 전한다.
책의 저자인 할머니의 아들은 김용택 시인이고 이은영은 시인의 아내다. 나는 이들 고부간의 이야기를 1년 전 쯤에 들었다. 그 과정이 흥미로워서 결실이 어찌될지 궁금했었다.
주위를 돌아보니 100세 인생을 살아가는 시대,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신 지인들이 적지 않다. 부모님께 ‘늦복’안겨드리는 일을 아직은 먼 이야기로만 생각하는 그들에게 할머니의 늦복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