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도지사 당선인은 선거 후 “본인들이 더 잘 알아서 처신할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현직 산하기관장들의 사표 요구를 시사했다. 송 당선인의 말을 두고 ‘계속 근무해도 좋다’고 해석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에 없다.
그런데 어제 전북도 정무부지사와 비서실장, 비서실직원, 공보과장직대, 공보실 계약직원 등이 사표를 냈다. 이들 중 일부는 당선인측 아무개의 요구로 사표를 냈다고 한다. 도지사가 바뀌면 더 근무하라고 해도 근무 않고 당연히 물러날 사람들인데 웬 사표 소동인가. 뭐가 그리 바쁜가. 이 때문에 벌써 점령군 횡포 얘기가 나온다. 송하진 체제라고 해서 다를 게 없을 것 같은 살풍경이 감돈다. 그렇다면 정규직 공무원 중에서도 불이익 받을 사람 적지 않을 것 같다.
김종규 부안군수 당선인은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어 “과거 방폐장 사태와 관련된 살생부 소문이 지속적으로 떠돌고 있지만 그런 것은 전혀 없다”며 “조직 안정을 위해 업무 능력을 바탕으로 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4 부안군수 선거는 2003년 7월 이후 극과 극을 달린 김종규-이병학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둘만의 경쟁이 아니라 10년 전 방폐장 찬반을 놓고 다퉈온 세력들의 물러설 수 없는 결전이었다. 김종규 당선인이 10년 전 방폐장 반대세력에게 내준 군수자리를 되찾게 되자 지역사회에서는 김 당선인이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런 소문을 김 당선인이 진화하고 나선 것이다.
김 당선인에게는 분명 억울한 감정이 있다. 이를 씻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와신상담, 결국 군수직에 복귀했다. 그러나 직전 군수가 교도소에 있는 난리통에서 그가 살생부를 관리하며 혼란을 자초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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