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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담배는 원산지가 남아메리카다. 1492년 유럽의 정복자들이 아메리카에 상륙했을 때 원주민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고 하니, 담배는 아메리카의 선물이다.

 

담배가 본격적으로 지구촌에 퍼지기 시작한 것은 1518년 스페인에 상륙하면서부터다. 담배에 약효가 있다고 믿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처럼 유럽인들도 니코틴에 쉽게 중독된 것이다. 유럽에서의 담배 재배는 한참 후의 일이었다. 1556년 프랑스, 1558년 포루투갈, 1559년 스페인, 1565년 영국 등으로 알려진다. 아시아에는 1571년 필리핀 상륙이 처음이고, 중국과 한국에는 1600년대 초에 일본 등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인들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게 400년 정도 되는 셈이다.

 

선조들의 담배 사랑은 담뱃대에서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남원에서 만들어진 백동연죽장 제작 기능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끽연가들이 내세우는 ‘식후불연초 노상객사’란 말은 그들 스스로 담배의 마약성에 심각하게 중독됐음을 알리는 고백이다.

 

담배의 주성분은 니코틴이다. 니코틴은 생명을 위협하는 매우 해로운 성분이지만, 애연가들은 담배를 피우면 마음이 안정된다며 개의치 않는다. 차분하게 사색을 할 수 있고, 복잡한 일을 정리할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고 한다. 대화 분위기를 이끌수 있고, 작가 등 예술인들은 창작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해소에 담배만한 것이 없다고 큰소리 뻥뻥 치는 사람도 많다. 빌딩 몇 십 층을 오르내리는 수고는 물론 모진 풍파가 몰아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건물 밖 끽연을 즐기는 모습에서 그들의 사정을 짐작할 수는 있다.

 

내년 담배 가격 인상이 확정됐다. 찬반 시비도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흡연율 하락과 서민 피해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흡연율은 지난 10년 사이 떨어지는 추세다. 남성 흡연율의 경우 2003년 49.4%에서 담뱃값이 인상된 2005년에 43.9%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42.5%를 기록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인상 효과도 낙관한다. 흡연율이 2016년까지 35%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래도 OECD 평균 흡연율 29%에 접근하려면 갈길이 멀다. 하지만 애연가들은 담뱃값 인상으로 서민들만 큰 피해를 입는다며 불만이다. 어쨌든, 폐암 사망률 1위 사회에서 흡연은 공공의 적인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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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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