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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카페(Death Cafe)

은퇴 후 호스피스 활동으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안득수 박사로부터 ‘데스 카페(Death Cafe)’를 알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죽음을 체험하는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죽음을 이야기하며 죽음에 대한 활동을 독려하는 카페가 운영된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것도 각 나라마다 확산되는 속도가 빨라 지금은 18개 나라에서 800개 정도의 데스 카페가 운영된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안 박사는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애써 외면하고 터부시하는 문화적 편견속에서 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하는 이런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죽음의 실체를 다룬 다큐 ‘데스’ 로 화제를 모은 EBS 제작팀이 최근 펴낸 책 ‘죽음’에도 영국의 데스 카페가 소개되어 있다.

 

데스 카페의 역사는 길지 않다. 데스 카페를 처음 만든 이는 존 언더우드라는 사람이다. 그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카페를 만들었는데, 데스 카페 운영 가이드라인을 인터넷에 올리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오늘날 운영되고 있는 데스 카페는 일정하게 정해진 공간이 따로 없다. 죽음을 얘기하고 싶은 사람들이 뜻을 모아 행사를 준비하고 사람들을 모아 운영하면 되는 것이어서 도심 속의 카페나 도서관, 공원, 축제의 한편 어디서든 열릴 수 있다.

 

EBS 제작팀이 찾아간 영국의 데스 카페는 한 달에 한번 항상 같은 시간에 열리는 카페다. 예약으로 참가자를 받지만 정해진 좌석이 부족해서 더 이상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 이 카페 운영자는 “데스 카페를 다녀간 사람들은 죽음을 일반적인 주제처럼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된다”며 “무엇보다 인생에 대하여 더 감사하고 현재를 살 수 있도록 눈을 뜨게 하는 것이 데스 카페의 가장 큰 효과”라고 소개한다.

 

‘죽음’을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이야기하면서 이해해야하는 대상으로 받아들이려는 움직임과 함께 확산되고 있는 데스 카페의 성장은 흥미롭다.

 

주목을 모으는 것이 또 있다. 영국의 ‘죽음 알림 주간’이다. 영국 정부가 지난 2009년부터 매년 5월에 운영하는 한 주간동안 영국 전역에서는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열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문화를 공유한다. 세계 각국의 ‘죽음의 질’ 순위에서 영국이 1위 국가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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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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