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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히카 대통령

201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 감동적인 연설로 세계 언론의 반향을 일으킨 대통령이 있다. 우루과이의 호세 알베르토 무히카 코르다노 대통령이다.

 

“우리가 세계화를 통제하고 있나요. 아니면 세계화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나요. 무자비한 경쟁에 기반을 둔 경제체제 아래에서 연대를 말하며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자’고 이야기 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어디까지가 동료이고 어디까지가 경쟁관계인가요.”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통렬하게 비판한 연설이후 세계 각국의 언론은 그를 조명하기에 바빴다. 그는 사실 그 이전부터도 세계의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한명이었다.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는 게릴라 전사에서 국민들의 신망을 받는 대통령이 되기까지 그가 걸어온 특별한 삶 때문이었다.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1960~70년대 활동했던 도시 게릴라 조직 ‘투파마로스’의 대원이었다. 1970년대 군사 정권이 들어서자 독재에 항거했던 그는 투옥과 탈옥을 반복하면서 14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1985년 석방되자 민중참여운동에 합류한 그는 하원·상원의원에 잇따라 선출되면서 정치인이 되었지만, 혁명가로서의 삶과 철학을 철저하게 지켜왔다.

 

좌파연합의 대통령 후보가 된 그는 2009년 11월 국민당과의 결선투표에서 52% 득표율로 우루과이의 40대 대통령이 됐다. 당시 그가 신고한 전 재산은 1987 연식 낡은 자동차 한 대였다.

 

우루과이는 지구본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정반대편에 있는 나라다. 국토면적으로도 인구로도 남미에서 가장 작은 나라지만 소득수준으로는 중남미에서 1,2위를 다투고 행정투명성과 교육, 환경, 치안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사회의 불평등을 줄이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일에 앞장서면서도 참된 행복의 가치를 역설하며 스스로 검소하고 나누는 삶을 실천했던 무히카 대통령의 공적은 그만큼 뚜렷하다.

 

2015년 3월, 5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할 때 무히카 대통령에게 국민들이 보낸 지지율은 65%. 대통령 월급의 90%를 기부하고 국민과 가까운 대통령으로 살고자 했던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을 향한 국민들의 신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가 남긴 주옥같은 어록이 많은데, 이즈음 유독 마음을 붙잡는 어록이 있다.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는 거리가 없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지나치게 모시는 풍조를 없애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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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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