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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 책임론

광복 70주년을 맞았지만 전북의 현실은 참담하다. 앞이 안 보인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살아왔지만 앞으로 살아 가야할 후손들이 걱정이다. 지역발전에 대한 희망이 안보이기 때문에 그렇다. 지난 30년간 특정 정당 하나에 함몰된 것이 지역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썩은 물이 고여 있지만 그런 줄도 모른 것 같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다 보니까 지금이 좋은지 안좋은지도 모른다. 문제의식마저 사라져 걱정스럽다. 전북이 건국 이후 발전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이었다.

 

이 시기에 장·차관이나 국회의원 지사 등을 한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석고대죄해야 한다. 자신들은 나 만큼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겠지만 모두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일할 수 있는 인적네트워크가 충분하게 갖춰져 있었다. 정권을 잡았기에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당·정·청에 고루 전북 인재들이 포진해 있어 가능했다. 실무자부터 시작해서 층층마다 전북 인재들이 박혀 있어 문제될 게 없었다. 하지만 전북 출신들은 광주·전남 실세들한테 미운털 박히지 않으려고 눈치나 살폈다. 광주·전남 정치인들은 그 당시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맘껏 추진했다. 섬마다 연륙교를 가설했다.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지역개발 사업을 많이 했다.

 

이후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전북은 찬밥신세가 됐다.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MB정권 때도 찬밥이었지만 박근혜 정권 때는 더 심하다. 무장관 무차관이 이렇게 길게 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금은 목에다 방울 달 사람도 없다. 장·차관 정도는 없어도 불편함이 없는 사람들 같다. 만약 광주·전남이 그랬으면 가만히 있었을까. 전북은 고요하고 거룩한 밤만 계속 된다. 새만금사업이 마치 낙후된 전북을 구할 것 같지만 그렇게 녹록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맘 먹은대로 국가예산 확보가 잘 안된다. 삼성이 올해 평택에 15조를 투입, 반도체 공장을 착공했기 때문에 새만금에 20조를 투자하겠다는 것은 결국 공수표를 날린 셈이다.

 

국무총리 산하에 새만금사업 지원단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새만금특법법이 통과됐고 연구개발특구지정, 백제권 미륵사지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고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지로 무주태권도원이 확정되는 등 잇달아 낭보가 쏟아졌지만 피부로 닿지 않는다. 지금 강원·충청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간다. 충청권은 수도권에 편입되면서 기업이 순조롭게 유치돼 살판났다. 우리와 딴 세상이다. 지역발전의 기회가 왔을 때 못살리고 지금와서 하려고 하니까 정치적으로 코드가 맞질 않아 허당이다. 내년 20대 총선은 싹쓸이 대신 어떻게든 여야 경쟁구도를 그래서 만들어야 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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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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