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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자전거는 일상 생활에서 매우 유용한 이동 수단이다. 유럽에서 1790년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자전거는 우리나라에 1890년 무렵 선보였다고 한다. 자전거는 이동 수단이면서 한편으로는 무거운 쌀가마, 막걸리통 등을 손쉽게 나르는 화물 운송 수단이었다.

 

요즘 자전거는 인기 있는 레저 스포츠로 자리잡았고, 자전거 매니아들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자전거를 구입하기 위해 주저없이 지갑을 연다.

 

최근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린 ‘쓰고, 고쳐 쓰고, 다시 쓰다. - 소설 속 한글’ 전시회에는 소설가 김훈의 연필과 함께 자전거가 전시됐다. 김훈은 자전거 마니아로 유명하다. 1999∼2000년에 전국을 자전거로 여행하고 ‘자전거여행’이라는 책을 냈는데, 책이 많이 팔려 그가 자전거에 투자한 500만원은 간단히 회수됐다.

 

요즘 자전거를 ‘좀 탄다’는 사람들의 외양을 보면 장난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그들이 타는 자전거 가격은 500∼1000만 원 이상이라고 알려진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 용품인 장갑과 헬멧 뿐만 아니라 과거 TV화면 속에서나 보았음직 한 늘씬한 사이클 선수용 복장을 하고, 골프화처럼 바닥에 징이 박힌 자전거 전용 신발을 신고 어기적 어기적 거리며 식당에 들어선다.

 

주말 휴일이면 국·지방도에는 자전거 라이더들로 차고 넘친다. 훈련 나온 선수들이 아니다. 둘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것은 부부인 경우가 많다. 10여명 떼를 이룬 여성 동호인, 혼성 동호인 등이 길가를 줄지어 달리는 풍경은 아름답고, 살맛나는 인생의 여유가 느껴진다. 전주 주변의 화산이며 모악산에 가면 자전거를 타고 산악을 누비는 마니아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자전거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날리고, 육체적 건강도 다진다. 세상은 자전거 라이더들의 천국이다.

 

그런데 광복 70년을 맞아 바라보는 자전거는 대한민국에게 씁쓸한 존재다. 국산 자전거의 자존심 삼천리가 1952년부터 자전거를 생산하고, 3000억 원 정도로 알려지는 국내 완성자전거 시장을 삼천리 등 3사가 과점하고 있지만, 세계 최고의 자전거 변속기 생산업체 시마노사의 변속기 등 대부분 수입부품을 조립생산하는 수준이라는 사실 탓이다. 한국이 조선업과 반도체 등 몇 몇 분야에서 일본을 넘어 세계 1위라고 큰소리치지만 자전거 변속기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요즘 한국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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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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