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8 07:29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제5공화국은 정의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모든 비능률 모순 비리를 척결하는 동시에 국민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민주복지국가 건설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장래는 밝게 빛날 것이다.”

 

2년 전 교학사에서 출판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내용 가운데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과 신군부의 권력 탈취과정을 서술한 대목이다. 이 교과서는 독재와 친일을 미화하고 일제하 독립운동과 4·19혁명 등에 대해 심각한 역사왜곡을 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교학사는 각종 오류에 대한 교육부의 수정지시를 받아 751건을 수정했다.

 

이 같은 왜곡 미화 논란에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지난해 1월 전국 800여개 고등학교 가운데 10여개 학교에서만 교과서로 채택됐다. 하지만 채택 학교의 명단이 알려지면서 해당 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강력 반발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항의 방문이나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해당 학교에 빗발치자 박근령씨가 이사로 있는 부산 부성고 1곳을 제외하곤 모두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취소하고 말았다.

 

이 같은 파문이후 지난해 2월 교육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정체제 전환을 포함한 교과서 체제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6월 2일 교육부에서 대통령 지시사항(역사교과서 관련 제도개선) 실적 제출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서를 공개한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대통령 지시로 움직인다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역사 국정교과서 쓰는 나라는 별로 없다. 북한과 베트남 스리랑카 몽골 터키 등이 국정교과서를 사용할 뿐이고 OECD국가 34개국 가운데 17개 나라는 자유 발행제, 나머지는 대게 검인정 교과서를 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제 강점기와 이승만 정권때도 검인정 체제를 유지했다가 유신 때인 1974년 국정으로 바뀌었다. 그 후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을 거치면서 점점 검정으로 바뀌면서 2007년부터는 검인정 체제를 유지했다. 물론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도 오류와 편향성 논란은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역사 교육 문제를 정치적 접근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점을 낳을 수 있다. 한시적인 정치적 권력이 학문 영역을 통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사실이 세계 역사를 통해 증명되어 왔기 때문이다. 빠르면 23일 교육부의 교육과정 개정 고시여부에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순택 kwon@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