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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시 만들기

간척의 나라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북동쪽에 알미르(Almere)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쥬다지(zuiderzee)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도시다. 바다를 매립하고 습기를 빼낸 직후 가장 먼저 나무를 심어 녹지를 조성한 알미르는 암스테르담의 인구 팽창에 따른 배후도시로 조성됐지만 시민의 삶의 질을 먼저 생각하는 철저한 도시계획으로 완성해가고 있는 도시의 풍경이 아름답고 활력있다.

 

주목하게 되는 것이 있다. 신생도시임에도 주변에 조성된 울창한 ‘도시 숲’이다. 알미르는 초기부터 나무의 높이까지 고려해 조경을 추진했는데, 그 과정에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나무가 시간이 지날수록 어떻게 변하는지 까지를 철저하게 분석하면서 숲을 만들었다.

 

도시 숲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것은 공간과 공간을 엮어내는 건축물이다. 알미르의 건축물은 그 대부분이 우리에게 익숙한 유럽 다른 도시들의 건축물과는 다르다. 디자인과 형식이 독특하고 실험적이다. 알고 보니 이런 건축물들이 집단으로 들어서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1980~90년대, 네덜란드 정부는 렐리스타트를 비롯해 간척으로 얻은 대규모 땅을 개발하는데 집중해있던터여서 상대적으로 알미르 개발은 밀려나 있을 수밖에 없었다. 자연히 유럽의 내로라하는 공간 설계와 건축전문가들도 그 사업에 동원되어 있었던 상황. 알미르는 이런 여건을 오히려 새로운 선택으로 반전시켰다. 명성과 탁월한 전문가 대신 ‘경험은 없지만 의욕 있고 야심만만’한 젊은 건축가들에게 도시를 맡긴 것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됐지만 숙련되지 못한 젊은 건축가들은 ‘보다 인간적인’ 공간을 창조하고픈 열망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알미르 건설에 힘을 쏟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실수에서 스스로 배우며 경험을 쌓았고, 장단점을 발견해 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이 ‘부족한’ 젊은 건축가들의 작업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실수를 통해 얻는다’는 것을 증명하듯 의미 있는 건축물들을 만들어 냈다.

 

매립지가 갖는 도시환경 창조의 한계를 주거지나 공공건축물의 현상설계를 통해 새롭고 혁신적인 건축 환경으로 창조해낸 알미르의 선택은 세계 여러 도시들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알미르의 이러한 개발방식은 이후 많은 도시들에서 활용되고 있다.

 

새만금 땅이 드러나고 있다. 내부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수질보존과 생태 복원이 절박한 과제로 안겨있다. 둘러보면 새만금이 모범으로 삼을만한 도시들이 적지 않다. 좋은 선례를 구하는 것도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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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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