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조정도 문제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게 누구를 뽑을 것인가다. 도민 상당수는 “19대 국회의원 역할이 너무 미흡했다”면서 “존재감 없고 무능한 이들을 갈아 치우는 길 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한다. 지금 같아서는 물갈이론이 세를 얻고 있지만 말 따로 행동 따로 노는 도민들 근성 때문에 자칫 선거기술자들이 다시 뽑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친노를 털어내고 역량 있는 인물들을 발굴해서 국회로 보내면 그나마 전북의 장래는 밝을 수 있다.
사실상 도민들한테 묘한 의식구조가 있다. 도민들이 쉽게 속내를 드러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 주장을 강하게 펼치지 않고 듣는 편이라서 그렇다. 정여립난과 동학혁명을 거치면서 수 많은 인재들이 희생 당해서인지 자신들의 속 마음을 털어 놓지 않는다. 몸에 밴 생존전략일 수 있다. 좋게 말해 양반기질이 강하다고 말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아전 기질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조 말에 전주 아전 하면 고개를 살살 내두를 정도였다. 힘센 사람한테는 약하고 약한 사람 한테 강했다. 너무 이중적이었다. 머리가 좋아 상황논리에 따라 자신의 스탠스를 쉽게 취한다. 이 같은 성격은 힘 약한 사람이 살 수 있는 전략일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지역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주 전남 사람들이 인구에 비해 역대 정권에서 큰 소리치고 대접 받는 이유가 정세판단이 빠르고 바른 말을 잘 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은 김대중 선생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자부심 때문에 정치적 식견도 높다. 문재인 대표가 지난 4월 재보선 때 지역민심과 달리 천정배를 공천하지 않자 바로 무소속 천 후보를 당선시켜 버렸지 않았던가. 광주시민은 자기 주장과 목소리를 진정으로 낼 줄 안다. 신당문제만 해도 그렇다. 현재 새정연 갖고는 정권 잡기는 커녕 20대 총선서도 죽 쑬 수 있기 때문에 신당을 만들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보내는 것이다. 전북도 광주 전남을 그대로 추종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정치적 소신을 담아 내야 한다. 정치력 없는 선거기술자를 ‘팽(烹)’시키고 역량 있는 인물을 국회로 보내야 전북 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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