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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술 테마박물관

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가 가장 많이 즐기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술의 기원은 알 수 없지만 과일 등이 자연발생적으로 발효되면서 알코올이 되었고 이를 맛보게 된 인류가 술을 제조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주신(酒神) 디오니소스(Dyonisos)와 바코스(Bacchos)가 나오기도 하지만 인류의 기록으로 보면 구약 성경에 노아(Noah)가 처음으로 포도주를 빚었다. 대홍수 이후에 노아가 정착한 아라랏산 인근지역은 지금의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의 소아시아 지방으로 포도나무의 원산지이다.

 

원래 야생식물인 포도는 BC 1만년 전부터 있었다고 하며 청동기시대 분묘에서 포도씨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 부장품에서 술항아리가 출토되었고 묘지의 벽화에는 포도주를 만드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 기원전 4000년~5000년경에 이미 포도주가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을 알수 있다. 포도주 다음으로 인류가 만들어 낸 술은 곡주(穀酒)로 BC 3000년경 고대 이집트 벽화에 맥주양조에 대한 유적이 있고 BC 1500년경 제5왕조의 묘지 속에서도 맥주 제조에 대한 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는 독일 바이엔슈테판으로, 1040년께 바이엔슈테판 수도사들이 양조장을 설립한 이래 1000년 전통 이어오고 있다.

 

우리 민족의 술의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고대 삼한시대 때 영고(迎鼓)나 동맹(東盟) 등 추수가 끝날 때 제천행사에서 밤낮으로 먹고 마시며 즐겼다는 기록이 나온다. 고삼국사 ‘제왕운기’에는 해모수와 유화의 음주 기록과 주몽(朱蒙)을 낳은 고구려 건국신화가 나온다. 고구려 때 누룩과 맥아를 이용해 술을 만들었고 이 주조기술이 중국으로 전해져 곡아주라는 명주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세종대왕 때는 향교와 서원에서 학생들에게 교과 과목으로 가르치게 했던 6禮(冠 婚 喪 祭 相見 鄕飮酒)로 향음주례가 제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세계의 술 관련 역사와 발효체험을 집대성한 대한민국 술 테마박물관이 지난 15일 정식 개관했다. 완주 구이면 덕천리 구이저수지 옆 경각산 자락에 위치한 술 테마박물관은 1종 전문박물관으로서 5만여점에 달하는 술 관련 자료와 전통주 맥주 와인 만들기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이미 앞서 개관한 술 관련 전문박물관이 국내에도 여러 곳 있다. 전주 전통술박물관과 경기 포천 전통술박물관 산사원, 제주도 서귀포시 세계술박물관, 경남 창원 굿데이 뮤지엄 세계술박물관 등. 완주에 있는 대한민국 술 테마박물관이 박제화된 공간이 아니라 차별화를 통한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테마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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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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