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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판소리 전주가

지난 10월17일 완주에서 열린 국창 권삼득국악대전에서 ‘권삼득상’을 수상한 소덕임씨(57)는 권삼득 명창의 고향인 완주군 용진에서 태어나 살아오면서 비가비 권삼득 명창의 반열을 꿈꾸며 산다고 말한다. 그의 소원은 판소리에 더욱 정진해 고향에 판소리 전수관을 짓고 권삼득 명창의 맥을 잇는 것이다.

 

전북에는 소덕임씨같은 소리꾼을 비롯해 판소리 꿈나무, 귀명창들이 참 많다. 판소리가 전북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자면 전북은 판소리 본향임이 분명하다.

 

당대 최고의 소리꾼으로 명성을 날린 송흥록 선생은 가왕으로 불리고 있다. 그의 생가가 있는 남원시 운봉읍 비전마을 일대는 국악의 성지로 불리운다. 박초월 명창은 그의 제자다. 남원이 판소리 고장으로 명맥을 이을 수 있었던 것은 남원 소리꾼 강도근 명창의 공이 컸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남원 출신의 안숙선 명창이 판소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동리국악당이 있는 고창도 판소리의 고장이다. 동리 신재효 선생은 판소리 다섯바탕을 정립하고, 수많은 소리꾼들을 후원하고 양성했다. 고창 출신의 판소리 명창 김소희는 안숙선 명창의 스승이다.

 

판소리가 동편제와 서편제로 나뉘어 소리의 색깔과 맥을 달리하며 전승되면서 전국적으로 수많은 명창이 배출되었다. ‘쑥대머리’를 만든 임방울 명창, 동초제라는 독자적 바디를 정립한 김연수 등 손가락으로 다 꼽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이 판소리 고장으로 크게 각인돼 있는 것은 소리꾼과 귀명창들 덕이 크다. 과거 조선시대와 일제시대에는 기름진 농토가 많은 전북의 풍요로운 토양이 판소리의 추동력이었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 이래 정부의 주요 산업 정책에서 밀린 전북 경제 토양에서 판소리는 위축됐다. 그 악조건 속에서 남원의 강도근, 전주의 홍정택 등 전북의 소리꾼들이 판을 이끌었다. 40년 전 전북 사람들은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를 만들어 전국 국악경연대회를 펼치며 판소리 등 국악의 본향임을 확실히 했다.

 

지난 1일 전주 한옥마을 최명희문학관 앞뜰에서 작은 소리판이 벌어졌다. 극작가 최기우씨가 사설을 쓰고, 소리꾼 유태평양씨가 부른 창작판소리 ‘전주가’ 발표회 자리였다. 춘향가도 아니고 심청가도 아니고 ‘전주가’다. “어떻게 전주가 판소리 한바탕의 주인공이냐, 예로부터 전주는 판소리의 본향이니, 판소리 한바탕 쯤의 주인공은 당연지사 아니것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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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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