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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순국선열 기념일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지난 7월말 개봉한 영화 ‘암살’이 흥행몰이에 나서면서 일제 치하의 독립운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8·15 광복절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데 이어 누적 관객수 1270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흥행작 7위에 랭크됐다. 오는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는 제52회 대종상영화제에 영화 ‘암살’이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최동훈) 남우주연상(하정우) 여우주연상(전지현) 남우조연상(오달수) 등 모두 1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영화 ‘암살’은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항일 무력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의 활동을 모티브로 해서 가상의 인물들이 펼쳐나가는 허구의 암살 사건이지만 우리의 아픈 역사인 친일문제까지 드러내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의열단장 김원봉과 여주인공 저격수 안옥윤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여성독립운동가 남자현 지사의 애국활동이 재조명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여자 안중근’ ‘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렸던 남 지사는 을미의병에 투신한 남편이 전사하자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만주로 건너가 신앙운동과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1933년 일제 만주국 전권대사 무토 노부요시를 처단하려다 실패하고 체포된 후 혹독한 고문 속에 단식투쟁을 벌이다 그 해 61세의 나이로 순국했고 후일 건국공로 훈장을 추서받은 인물이다.

 

이 같은 순국선열들을 기리기 위해 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을사늑약(1905년)이 체결된 날인 11월 17일을 순국선열의 날로 제정,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후 민간단체에서 행사를 주도하다 지난 1997년부터 정부기념일로 공식 지정돼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어제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도내 자치단체나 보훈단체 차원에서 마련한 기념행사는 전무했다. 다만 민간차원에서 완주 비봉면 고흥 유씨 문중인 일문구의사선양사업회에서 주관한 ‘일문 구의사’ 추모행사가 열렸다. 해마다 광복회 전북지부에서 개최했던 순국선열의 날 합동추모제는 지난달 22일 전주 덕진동에 마련된 충혼각 개관식과 함께 치러졌기에 이날 공식 행사는 없었다.

 

도내에서 적지 않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이 있지만 이 분들을 기리는 추모행사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표가 되는 마을단위 행사나 각종 단체 모임 등에는 단체장이나 국회의원들이 뻔질나게 얼굴을 내밀지만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분인 박준승 선생 제례행사나 호남의병장 전해산 추모제례, 애국지사 이인식 선생 추념식 등에는 관심조차 없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고 목숨까지 저버린 수많은 순국선열과 애국 혼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그 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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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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