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때는 김을생 명인의 금호공예사 코 앞에 있는 천년 고찰 실상사를 오고 가는 스님들의 필수품이다. 전국의 스님들이 모두 사용하는 공양도구다. 불가의 스님들은 예나 지금이나 공양 때 발우만을 사용한다. 군에서 장교 생활을 하던 그가 1972년 산골 고향마을에 돌아와 목가구업을 시작했을 때나, 산수를 맞은 지금이나 불가에는 발우가 있다. 김을생 명인은 수요가 확실한 제품을 선택, 평생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달라진 것도 몇가지 있다. 1951년부터 18년간 운영된 전라목기기술중학교가 1968년 폐교된 후 목기 학교는 산내에서 다시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그는 목기중학교 1회 졸업생이다. 또 바리때에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옻 채취에도 변화가 생겼다. 옻은 방수성, 방습성, 항균성, 내화성이 뛰어나고 칠을 해 놓으면 미려한 효과를 내는 명품 칠 원료다. 하지만 독성이 강해 채취하기 힘다. 요즘은 옻을 채취하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 요즘 국내산 채취량이 부족하니 귀한 몸의 값이 더욱 뛰어 있다.
목기는 목선반을 활용해 통나무의 안팎을 둥글게 깎아 만든다. 목선반에 올려진 통나무 재료가 빠르게 회전한다. 장인은 균일한 두께, 균일한 크기로 깎아 발우를 만든다. 대여섯개의 크고 작은 발우를 겹쳐 쉽게 보관하도록 정밀가공 한다. 장인의 기술은 옻칠로 완성되고, 품격이 높아진다. 이런 것들은 목기의 고장 남원의 경쟁력으로 주목된다.
지리산 산골 산내면에는 최근 몇 년 사이 귀농 귀촌 인구도 늘고 있다고 한다. 지리산 둘레길 덕분에 펜션이며 찻집도 늘었고 지역 자원을 활용한 6차산업화 시도도 눈에 띈다.
농촌지역의 활력 몸부림은 어느 곳을 막론하고 치열하다. 하지만 고전이다. 이유는 지난 10년간 보조금을 지급하며 진행된 마을만들기 사업 성과에서 엿볼 수 있다. 마을만들기 보조금이 지원된 도내 324개 마을 중 체험과 숙박 등 마을공동체 사업이 상시 운영되는 마을이 103개(31.8%)에 불과한 것이다. 농가인구 10명 중 4명이 노인인 농촌마을사업성공을 위해 전문 상근자 배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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