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마쓰의 도시적 특성이 또 있다. 세계적 음악도시로서의 위상이다. 악기제조 산업의 전통으로부터 시작되었을 도시의 문화적 환경은 하마마쓰를 음악도시로 성장시켰다. 유형무형의 음악적 자산이 풍부한 하마마쓰는 피아노 콩쿠르로도 이름을 높였는데 1991년부터 시작된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배출해낸 권위 있는 무대로 꼽힌다. 세르게이 바바얀, 아레시오 박스, 라파우 블레하츠 등이 이 무대를 통해 발탁됐고, 우리나라에서는 임동혁과 조성진이 하마마쓰에서 우승하면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반열에 섰다.
유네스코도 하마마쓰의 음악적 환경을 주목해 2014년 음악창의도시로 선정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는 아홉 번째 음악창의도시다. 이 도시의 동력이 된 공업과 음악의 조합이란 사실 낯설다. 그런데 그 기반을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자리해온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이 도시가 지켜온 ‘모노즈쿠리(monozukuri, ものづくり)다. 모노즈쿠리는 물건을 뜻하는 ‘모노’와 만들기를 뜻하는 ‘즈쿠리’의 합성어다.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는 뜻을 가진 이 말은 ‘장인정신을 지켜가는 일본의 독특한 제조문화’를 일컫는 상징어가 되었다. 제조업에 강한 도시 하마마쓰는 이 ‘모노즈쿠리’의 정신을 지켜 오늘을 있게 했다.
통영이 이달 초,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음악창의도시가 됐다. 통영은 온갖 정치적(?) 갈등을 거치면서도 끝내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과 그의 예술세계를 품어내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장인정신과는 또 다른 품격의 예술 정신이 이 도시의 힘이 된 셈이다. 전주는 통영에 앞서 지난 2012년 음식으로 창의도시로 선정됐다. 도시의 성장 동력을 새롭게 얻은 셈이다.
유네스코의 창의도시 선정은 도시의 이미지를 높이고 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계기가 된다. 세계의 많은 창의도시들이 이름을 높이고 있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우리나라의 창의도시는 6개. 그런데 지정 이후 동력의 활기는 그리 두드러보이지 않는다. 전주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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