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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광양회(韜光養晦)

부지런한 사람의 경영은 풍부함에 이를 것이지만 조급한 사람은 궁핍함에 이를 따름이라는 성경 말씀이 있다. 평소 부지런한 습관을 들이면 나중에 좋은 결과물을 얻겠지만 조급하게 일처리를 하면 결국 실익을 얻지 못할 것이다.

 

중국이 1970년대 핑퐁외교 등을 거치며 개혁 개방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유명한 말이 도광양회(韜光養晦)다. 칼집에서 번득이는 빛을 숨기고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현대사회에서는 덩샤오핑의 대외정책을 가리키는 말인데, 애초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가 조조의 식객으로 몸을 의지하고 있으면서 재능을 숨기고 은밀하게 힘을 기르며 때를 기다렸다는 데서 유래한다. 덩샤오핑 시절 중국은 경제력이 형편 없었다. 여전히 잠자는 사자로 표현될 뿐이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세력과 중국, 소련 등 공산 세력과의 냉전은 화해 무드로 변했고, 데탕트 시기에 걸맞는 큰 변화가 필요했지만 경제력이 약해 대외적 위상은 초라했다.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 부흥을 꾀했고, 결국 1990년대 이후 고도성장을 이뤄냈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G2의 위상으로 국제사회에서 포효하는 ‘잠에서 깬 사자’가 됐다.

 

중국의 성장세가 확연하자 국제사회가 경계심을 드러냈다. 2003년 10월 중국 하이난섬(海南島)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핵심 브레인인 정비젠(鄭必堅)은 ‘화평굴기(和平 起·평화롭게 우뚝 솟음)’를 주창했다. 이후 후진타오주석의 중국은 화평굴기 외교전략을 폈다. 화평굴기는 아직 미국 등 기존 서방 강대국과 온전히 어깨를 겨루기 힘든 상황을 고려, 군사적 위협없이 평화적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창 뻗어나가는 경제성장세를 지키면서 국력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국제사회에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 위에서 성장을 계속해 온 중국은 지난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드는데 성공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그 입지를 확실히 하고 있다.

 

북한이 6일 수소폭탄을 실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국제사회가 수소탄이냐, 증폭핵분열탄이냐 등 이번 폭탄 실험의 진상을 놓고 이런 저런 분석을 하느라 떠들썩하다. 박대통령은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고 나섰고, 유엔 제재도 예상된다. 북한은 강력한 폭탄 실험, 미사일 발사실험 등을 통해 군사적 강력함을 대외에 알리고 싶겠지만, 과연 어떤 이익을 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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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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