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가신그룹인 동교동계가 떠난 더불어 민주당이 지난 24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 씨를 영입하면서 ‘DJ 적자론’에 불을 지폈다. 이에 동교동계에선 “정치도 모르는 사람을 꼬드겨 볼모 정치, 인질 정치를 하고 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사실 호남은 지난 30여년간 DJ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있었다. DJ가 지팡이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지난 1995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일부 공천 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DJ가 지원유세에 나섰다. “우리 당에서 공천한 후보들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저를 봐서 지지해달라”고 읍소했다. 개표 결과, 고창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호종 군수를 제외하곤 전북은 물론 전남 광주에서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DJ 이후 호남은 이른바 친노 세력이 주도권을 장악해왔고 이번 20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분화하면서 누가 호남 패권을 장악하느냐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승만 국부’ 발언과 비리인사 영입 파문 때문에 호남 지지율 하락으로 급해진 국민의당이 지난 25일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와 전격 통합을 발표하면서 호남 주도권을 잡는 전기를 마련했다. 국민의당은 앞으로 호남 신당파인 박주선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 그리고 동교동계와 구 민주계 등과의 통합에 나서는 등 호남 세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남 광주와는 분위기가 다른 전북은 무게중심이 어디로 쏠릴 것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당에 유성엽 김관영 의원이 있지만 나머지 9명의 국회의원이 더 민주당에 잔류하기로 한데다 순창에 칩거중인 정동영 전 장관의 행보도 변수다. 정 전 장관과 천정배 박주선 의원이 3자 통합을 합의했지만 천 의원의 돌출 행보가 ‘반(反)문재인-호남 연대’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그러나 호남 민심의 향배는 몇몇 사람의 움직임보다 향후 집권 가능성과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정치력의 유무에 달려있다. 계속되는 정권의 차별과 홀대, 그리고 야당 기득권 세력의 패권주의가 호남인들을 응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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