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설은 1963년 제44회 전국체전 때 지어졌다. 종합운동장 건설은 지역사회에서 큰 역사였다. 지역의 유지들이 나서 예산확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도민 성금까지 모았다. 이 때 가장 큰 힘을 보탠 주인공이 삼양사 김연수 회장이었다. 그가 낸 성금은 8,000만원에 달했다. 덕분에 경기장 건설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거액을 쾌척한 김 회장에게 예의를 표시하고 싶었던 전라북도는 종합운동장 정문 현판에 김연수 회장의 호를 딴 ‘수당문’이란 글씨를 새겨 넣었다.
전주종합운동장은 1980년 제61회 전국체전 개최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보강됐다. 운동장은 잔디구장, 우레탄 트랙 등을 갖췄다. 관중석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됐고 2000년에는 조명탑 4기가 설치돼 야간경기도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그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 시설이 크게 낡았고 2002년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준공되면서 A매치 등 주요 축구경기는 전주종합운동장 축구장에서 열리지 않게 됐다. 전북 연고의 프로야구단도 없기 때문에 야구장도 야구동호인들이 사용할 뿐이다. 도심 속 낡은 시설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2005년 당시 김완주 전주시장은 강현욱 도지사에게 종합경기장을 개발하겠다고 요청했고 전북도는 조건을 걸어 받아들였다. 전북도는 종합경기장과 실내체육관을 무상으로 전주시에 넘겨주면서 국제 규모의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등 체육 대체시설을 해야 한다는 이행각서를 받았다. 그 유효기간이 지난해 말이었는데, 개발계획은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송하진 도지사의 전주시장 시절 계획과 김승수 현 시장의 계획이 판이한 탓이다.
종합운동장은 도민 성금으로 지어진 상징적 시설이지만 이제 갈등의 표본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2005년 4월 19일 김완주 전주시장은 공설운동장 정문에 걸린 ‘수당문’ 현판을 떼어낸 것도 그렇다. 친일 잔재 청산 분위기에 편승했던 것인데, 수당문 자체도 역사다, 선의의 애향심을 내팽개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발을 둘러싼 전북도와 전주시의 갈등은 첨예하다. 송하진도지사와 김승수시장 체제에서 개발은 물건너갔다고 보는 이도 있다. 크게 보고 마음을 열어야 지역이 산다. 도민 성금으로 지어진 종합경기장은 단체장의 전유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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