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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의 날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독일의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Oktober Fest)에서는 독일의 전통의상이 또다른 볼거리다. 독일 남성의 전통의상 레더호젠(Lederhosen)과 여성의 전통의상 드린딜(Dirndl)이 관광객들의 눈을 잡는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반바지의 레더호젠이나, 코르셋 형태의 조끼와 폭 넓은 앞치마에 긴 치마로 구성된 드린딜은 얼핏 촌스럽게 보이지만 남녀노소의 참가자들이 다양한 개성을 뽐내며 축제를 살린다.

 

전통의상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세계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우리의 경우도 한복의 가치를 새롭게 확산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 전주가 있다. 왜 전주일까. 사실 일상에서 한복이 물러난 지 이미 오래다. 명절이나 특별한 기념일에 장롱서 한복이 나오는 것은 전주에서도 마찬가지다. 굳이 평상시 전주에서 한복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는 차별성을 찾는다면 생뚱맞지만 국악 무대가 많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국악 연주자들의 경우 대체로 한복을 공연 의상으로 삼는다. 전주한지축제의 간판 프로그램인 한지패션쇼도 한복의 매력을 전파하는 데 일정 역할을 했다.

 

더 중요한 점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표방하는 전주, 그 시민으로서 우리 옷인 한복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자부심이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다. 명절이면 많은 문화시설들이 한복입기 체험행사가 연례적으로 열어 전통의 아름다움을 전파했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한복데이’는 한옥마을의 문화콘텐츠로서 뿐 아니라 한복문화를 확산시킨 일등공신이 됐다. 박세상 불가능공장 대표 등 젊은이들이 기획단을 만들어 2012년 첫 행사를 개최한 후 ‘한복데이’는 매년 진화했다. 연 1회 축제에서 지금은 매월 한 차례 열리고 있다. 요즘 주말 전주 한옥마을에서 명절 때나 볼 수 있었던 한복 차림의 젊은이들을 만나는 일이 어렵지 않게 된 배경이다.

 

전주시의회가 지난달 29일 ‘전주시 한복착용 문화 진흥 조례안’을 제정했다. 이 조례는 전주시장이 한복장려 시책추진과 한복문화의 개발 및 보급 등을 추진하고, 매월 넷째주 토요일을 ‘한복의 날’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복을 입으면 문화시설 입장료를 감면하는 혜택도 들어 있다. 전주시의 이색적인 이 조례가 실효를 거두려면 시민들의 동참이 기본이다. 색동옷부터 전통 혼례복, 최신 한복패션까지 한복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마당이 한옥마을에 활짝 펼쳐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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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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