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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격려

매년 이색 졸업식이 화제가 되곤 한다. 올해는 전주 신동초와 군산 회현중이 졸업식장에 레드카펫을 깔아 졸업생 각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임을 부각시켰고, 정읍 소성 초등학교가 교정에 텐트를 세워 1박2일의 ‘정든 교정에서의 하룻밤’으로 눈길을 끌었다. 굳이 이런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교육과정을 마치고 새 출발을 앞둔 학생들에게 졸업식은 그 자체로 가슴 뭉클한 자리다.

 

졸업식 풍경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지만, 새로운 길에 접어드는 졸업생들의 앞날을 축복하고 걱정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마지막 수업’으로 불리는 졸업식 축사에 이런 마음들이 담긴다. 미국의 대학 졸업식에서 저명인사들의 졸업식 축사(Commencement Speech)가 때로 사회에 큰 울림을 주는 명연설로 회자되기도 한다. 스티브 잡스의 명연설로 꼽히는“늘 배고프게, 늘 우직하게”(Stay hungry, Stay foolish)도 작고하기 전 2005년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나왔다. 미국 타임지는 스티브잡스의 축사를 포함해 ‘역대 졸업식 명연설 10’을 발표하기도 했다.

 

“만약 ‘돈’과 ‘삶’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여러분은 ‘삶’을 선택해야 한다”(소설가 바버라 킹솔버, 2008년 듀크대). “행동하라. 여러분과 지금껏 연결된 모든 일들, 여러분이 존경해오던 모든 리더들, 여러분이 이룩한 소소한 모든 일들은 실천의 결과다.”(영화배우 브래들리 휘트퍼드, 2006년 위스콘신대).“좋은 것만큼 나쁘다. 실패하고 어지럽고 가끔 부서져라. 그리고 삶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라.”(코메디언 코난 오브라이언,2000년 하버드대). “절대 포기하지 말라. 대단한 일이건 아니건 명예로움과 분별에 확신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로 ‘포기’를 받아들이지 말라.”(윈스턴 처칠, 1941년 해로스쿨)

 

명연설과 상관없이 열정·패기·도전·희망·용기·혁신·비전·이성 등의 단어가 시대를 넘어 졸업생들에게 향하는 헌사들이다. 그러나 축복의 장이 되어야 할 대학 졸업식이 언제부턴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대학 졸업과 함께 학생 신분에서 실업자로 바뀌고,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암울한 현실이 기다리면서다. 졸업 대상자들이 학위수여식에 참석하는 것조차 꺼리는 경우도 많다. 졸업식장에서 명사들의 명연설도 좋지만 축 늘어진 졸업생의 어깨를 감싸주는 주변의 따뜻함이 당사자에게 더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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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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