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야권이 분열된 현재 상황에 대한 견해도 내놓았다. 더민주당을 탈당한 사람 대다수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지도부의 문제를 걸고 탈당했는데 지금은 문재인 대표 지도체제가 아니다. 이제 탈당 명분도 사라졌으니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을 막기위해 벌인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종결 결정과 관련, 김 대표는 이번 국회에서 테러방지법 수정을 관철시키지 못하지만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알게 된 것은 큰 성과라고 자찬했다. 4·13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해야 테러방지법 독소조항을 수정할 수 있다고도 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말은 합리적인 듯 보인다. 지금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으로 찢어진 야당은 총선 대부분 선거구에서 후보를 내어 표를 나눠먹을 것이 뻔하다. 그 결과는 새누리당의 압승이다. 이같은 4·13총선의 답이 나와 있으니 야권이 바보같은 짓을 계속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김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야권이 통합해야 총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물을 손에 쥘 것이란 지적은 한국정치판에서는 상식적인 포석이다.
야권이 뭉친다고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2년 전 안철수당과 민주당이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번에 새정치, 혁신 등을 기치로 내걸고 새정연을 탈당한 안철수 세력이 국민의당을 만드는 과정, 그리고 출범 후에도 계속 해서 잠재한 화두는 야권 통합이었다. 시기와 방법, 절차만 남은 문제라는 분위기가 깔려 있었다. 더민주당을 탈당한 인사들이 더민주에 분개하고 얼굴붉혔지만 결국은 ‘뭉쳐야 새누리당에 대항할 수 있다’는 현실을 외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효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의보다는 소소한 암투 때문에 당을 깨뜨리고, 결국 뻔한 이합집산을 되풀이하는 가벼운 정치는 안된다. 국민의 신뢰를 잃는 행동이다. 불신언행무신결(不愼言行無信結·언행이 신중하지 않으면 결과도 믿을 수 없다)이란 말이 있다. 야권이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양치기 소년처럼 행동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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