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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병 치유책

전북이 산업화 과정에서 밀려 소외를 거듭하고 있다. 농업이 산업의 중심에 서 있던 60·7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전북 경제력이 다른 시·도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의 산업화 전략이 경부축 위주로 구축되는 바람에 전북에는 대규모 공장 유치가 안돼 낙후를 거듭하고 있다. 전북에서 대학을 나와도 지역에 일할 자리가 없어 젊은층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였다. 이농인구 증가로 농촌에는 생산력이 떨어지는 노인인구만 늘었다. 187만 인구 붕괴도 초 읽기에 들어갔다.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어렵게 돌아가다 보니까 언제부턴가 전북에는 묘한 지역병이 생겨났다. 다름아닌 무기력증이 돋았다. 패배감 같은 잘 낫지도 않은 병에 걸린 것. 왜 이런 병이 생겼을까. 먼저 그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정권 탓도 크지만 내탓이 상당하다. 지난 87년 이후부터 특정 정당 한곳에 몰표를 안긴 게 주 원인이었다. DJ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줬어도 전북에 돌아온 게 거의 없었다. 곁불 쬐던 일부 정치인들만 등 다습고 배불렀다. DJ와 노무현 대통령 때 광주 전남은 호남이란 이름으로 포장시켜 특별대우를 받았다. 전남의 웬만한 섬들은 거의 연륙교로 연결됐다. 91년에 착공한 새만금사업과 너무 비교가 된다.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는 인사는 물론 국가예산 배분에서도 홀대 그 이상이다.

 

장관이 없어도 그 누구 하나 목에 방울을 달고 전북 몫을 달라고 외치는 사람도 없다. 11명의 국회의원들이 뭣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인지 모를 지경이다. 야당의원이라면 정부 여당의 실정을 과감하게 비판하면서 야무지게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어야 했다. 모두가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전북이 이 정권서 이렇게 냉대를 받고 있어도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 이런 무능한 국회의원을 갖고 있다는 게 부끄럽고 수치스럽다. 결국 KTX 공짜로 타고 다니면서 본인들만 잘 먹고 잘 살게 만들어 줬다. 지역이 고질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는데도 그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루 아침에 벼락 출세한 국회의원들은 연봉 개념으로 세비를 환산해도 억대가 훨씬 넘는다. 여기에 후원금도 억대를 모금해서 썼고 이들이 4년간 누리는 호사는 강남권 부자들이나 다름 없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전북병은 고쳐야 한다. 우리가 남들 보다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살 수는 없다. 2세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살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치인들부터 갈아 치워야 한다. 이렇게 무능한 사람들을 국회의원으로 나두면 전북병을 치유할 수 없다. 이번 총선에서 쥐 못잡는 고양이를 도태시키듯이 제 역할을 못한 현역들을 낙선시켜야 한다. 나중에 잘못 뽑았다고 후회하지 말고 제대로 된 반듯한 인물을 뽑아야 전북병을 빨리 낫게 할 수 있다. 똑똑하고 야무진 국회의원을 뽑아야 정부 여당도 전북을 얕잡아 보지 못한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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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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