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동력의 원조인 증기기관은 17세기부터 비약적 발전을 거듭했다. 1663년 중세 유럽에서 에드워드 서머셋 우스터란 사람이 인류 최초의 공업용 증기기관을 만들었고, 이것을 토마스 세이버리란 사람이 1698년 개량, 광산 채굴용 증기기관으로 만들었다. 현대식 증기기관은 18세기 초에 등장했다. 1705년엔 토마스 뉴커먼이 대기압식 증기기관을 발명했는데, 이것을 제임스 와트가 1765년에 개량했다. 이것이 1776년 첫 상업용 증기기관으로 이어졌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은 당시 수요가 급증한 면직물 생산의 대량공급을 가능하게 했다. 또 철도 위를 달리는 증기기관차로 발전하는 등 인간의 교통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인간이 도구를 넘어 진정한 기계의 시대를 연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으로부터 출발했다. 직물과 제철기술의 발전에 증기기관이 가세하며 지구촌은 엄청난 속도의 산업발전 각축장이 될 수 있었다.
이후 도시와 공장, 자본가는 신장했지만 농촌과 농민, 근로자는 침체의 길을 걷게 됐다. 기계가 개량되고 자동화 되면서 근로자는 조금씩 일자리를 잃어야 했다. 이것은 현대사회에 큰 고민을 던져 주었다. 인간이 기계의 수준을 높이면 높일수록 인류 문명이 번창했지만, 인류에 드리워지는 그림자도 커졌다.
인류에 도전장을 던진 또 하나의 기계는 컴퓨터다. 연산과 정보처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인간의 뇌를 보조하며 첨단 현대산업 및 사회에 절대적으로 개입해 있는 컴퓨터가 이제는 인간의 지능을 앞서겠다고 한다.
컴퓨터와 인간의 첫 대결은 1967년 체스 게임이다. 체스 프로그램 ‘맥핵’과 아마추어 체스선수 후버트 드레퓌스가 벌인 세기의 대결 승자는 인공지능이었다. 또 IBM이 개발한 딥블루와 체스 세계 챔피언 게리 가스파로프가 1997년 벌인 대결에서도 인공지능이 승리했다.
인공지능의 화살은 최근 바둑계를 겨냥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 챔피언 판후이를 이긴 것이다. 알파고와 인간의 두 번째 대결은 9일 벌어진 세계 프로바둑 최고수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이다. 제1국의 결과는 이세돌 9단의 패다. 네 번의 대결이 남아 있지만, 최고수의 패배는 충격적이다. 인공지능의 거침없는 도전은 300년 전과 또 다른 양상이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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