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들어 ‘전북 무장관’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까지 합쳐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관진 현 국가안보실장을 빼면 10년 넘게 장관직 명단에서 전북 출신 인사를 찾을 수 없다. 오죽하면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장관에 내정된 유인촌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전북 출신이냐를 놓고 논란을 낳았을까. 유 전 장관은 3살까지 완주에서 살다가 서울로 이사했으며, 그 자신이 서울 출신으로 정리했다. 그럼에도 전북 발전을 위해 그 몫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으며, 실제 장관 재임기간 전북의 문화예술발전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현재 인터넷 포털 인물DB에 완주 출생으로 올라있다.
20대 총선에서 여야 대결의 중심부에서 전북 연고의 인물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더민주당의 공천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김종인 더민주당 대표와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은 텃밭으로 삼았던 당을 뒤로 하고 서로 반대진영으로 옮겨 선거를 지휘하게 된 것 자체가 흥미롭다. 여기에 두 분 모두 전북과 연고가 있어 더 관심이 간다. 강봉균 전 장관이야 군산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기에 출신지 이야기는 사족이다. 김 대표는 순창 출신의 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손자며, 가인은 전북의 법조3성으로 기려지고 있다. 서울 태생에 특별히 전북 관련 활동도 없는 김 대표를 전북 연고의 인물로 분류하는 이유다. 새누리당에서 컷오프 된 후 더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화제가 되고 있는 진영 의원도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 때 전북 출신 논란이 있었다. 역시 부친의 고장만 고창이었기 때문이다.
고향은 정서적 공감대다. 고향은 그저 정겹고 포근하다. 특별히 받은 게 없어도 고향 이야기에 괜히 눈물이 맺히는 게 고향이다. 태어난 곳일지언정 그런 감성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면 이미 고향이 아니다. 태어난 곳과 상관없이 내가 지금 사는 곳이 물론 고향이다. 현재 터전인 곳보다 더한 고향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본인이 내세우지 않은 고향을 전북 연고로 거론하는 것은 아무리 정치인들의 이야기지만 당사자에게 실례일 수 있다. 또 과거 같으면 ‘철새정치인’으로 비판받을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전북 연고의 인물로 끌어들여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길 바라는 것은 정부와 중앙 정치권에서 전북의 소외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무늬만이 아닌, 진짜 전북의 인물들이 이번 총선에서 배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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