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는 투표할 때 이성적으로 판단할 것처럼 하지만 그렇지 않다. 혈연 지연 학연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사돈내 팔촌관계인 것부터 따지기 시작해서 고향이 어디고 학교는 어디서 나왔는지를 따진다. 관계가 하나라도 얽히면 그걸 갖고 판단기준으로 삼아 표를 찍는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연고주의 선거를 벗지 못한다. 그게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어서 이번 선거도 그 틀을 벗지 못할 것 같다.
각 후보 캠프도 선거 전략을 수립하지만 연고주의 틀을 가장 우선시 한다. 이 방법 만큼 쉽게 표를 모을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처럼 선거구 획정이 인위적으로 이뤄지면서 인접 시군을 한군데로 묶어 놓았기 때문에 유권자가 많은 곳 후보들은 지연 선거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 후보들은 복잡하게 신경 안써도 처음부터 소지역주의만 부추기면 표가 모아진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렇다. 인지도가 높은 현역들이나 전직 군수들이 이 방법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이번 여야 공천과정을 보면서 너무나 큰 실망을 했기 때문에 뭔가 또다른 면을 판단기준을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도덕성이다. 국민의당에서 소위 컷오프자인 김종회 학성강당 이사장을 부활 여론조사를 통해 공천한 경우나 전과경력이 있어 부적격 후보로 분류시킨 임정엽 전 완주군수를 최종 공천권자로 결정한 경우가 이 케이스다. 두 후보가 인구가 많은 김제 완주 출신이어서 외견상 상대후보에 비해 유리하지만 유권자들이 어떤 심판을 내릴지는 그 누구도 장담 못한다. 더민주당 안호영후보는 대학시절부터 민주화 운동에 진력해왔고 그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민변활동을 하는 등 도덕성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지켜 왔기 때문에 유권자가 적은 진안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도 있다. 더민주당 김춘진 후보도 유권자가 김제보다 적은 부안 출신이지만 3선의 같은 당 최규성 의원의 조직과 국민의당 불공정 경선에 참여했다가 실패한 곽인희 전 김제시장 지지자들까지 흡수하면 유권자 수 불리에 따른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망국병인 지역주의를 극복하자고 주창하는 마당에 소지역주의 선거를 한다면 그건 모순이 아닐까.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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