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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의 새 트랜드 '스테이케이션'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지난 2002년 광고계의 주목을 끌었던 한 카드회사의 광고 카피다. 당시 이 광고 문구가 직장인들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여행업계도 적지 않은 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은 요즘 여행보다는 집이나 가까운 곳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유럽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테러와 쿠데타, 또 각종 사고 소식에 해외여행을 접거나 경기불황 여파로 알뜰 피서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유명 피서지마다 극심한 교통체증과 바가지 상혼으로 인해 몸과 마음의 힐링은 커녕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이기도 해 아예 집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뜨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올 여름휴가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름휴가 때 꼭 여행을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50.6%로 여행을 꼭 가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43.3%)보다 많았다. 여행을 가지 않는 이유로는 성수기 인파와 바가지 요금에 대한 거부감(72.1%·중복응답)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물가에 대한 부담감(43.6%), 업무나 일이 많아서(29.7%), 귀찮아서(27.7%) 순 이었다. 대신에 집에서 편하게 쉬는 것(66.3%·중복응답)과 개인적인 문제나 생각을 정리(31.7%), 미루어 두었던 집안일을 하겠다(28.7%)는 응답이 많았다.

 

스테이케이션은 지난 2007년 미국에서 금융위기 때 처음 등장했다.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인해 집에서 쉬면서 가까운 수영장이나 박물관 등을 찾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우리도 장기간 경기 불황 여파로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집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영화를 보거나 음악감상 독서 등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 일부는 아이들과 물놀이장을 찾거나 당일치기로 산과 계곡 바다를 찾는 알뜰 피서객들도 많아졌다. 이처럼 여름 휴가의 트랜드가 변화하면서 키덜트 완구나 PC게임 등 집에서 가지고 놀 수 있는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세태를 반영한 듯 광고 문구도 달라졌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지난해 수많은 패러디를 낳으면서 화제를 끌었던 한 카드회사의 광고 카피다.

 

올 여름 휴가는 집에서 푹 쉬면서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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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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